’42세 차장’이 4개월 만에 사장이 될 수 있었던 비결

경제 기사를 읽다보면 오너 기업의 ‘3세 경영’ ‘4세 경영’ 이란 용어를 종종 본다. 오너가(家) 3세, 4세의 나이대는 적게는 20대 중반부터 많게는 40대까지다. 기사를 읽고 있으면 내심 ‘부럽다’는 생가깅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이 과연 진짜 경영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걸까 의문이 들때도 있다.

 

그러던 중 42세 CEO가 나타났단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오너기업 모 회장님의 아들 또는 손자인가?’였다. 정답은 당연히 아니었다. 바로 4월 1일에 CEO로 취임한 ’17년 쌍방울맨’ 김세호 대표다. 김 대표는 1978년생이며 2003년 기획팀으로 입사해, 17년 만에 대표이사의 자리에 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김 대표는 57년 쌍방울 역사상 최연소 CEO이자 오너기업을 제외하곤 상장사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한 케이스다. 바로 차장에서 불고 4개월 만의 일이다. 그가 4개월 만에 CEO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1. 변화를 시도하고 실천하라
지난해 11월 쌍방울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가 쌍방울의 총괄 경영부사장이 된다면’이란 공모전을 실시했다. 김 대표는 공모전에서 회사의 문제점을 가감없이 지적했다. 제품 유통의 90~95%가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점을 비판하고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조직문화 혁신도 내세웠다. 일례로 대리·과장급 실무자를 부서장으로, 부서장을 현장으로 보내자고 했고, 이는 그가 부사장이 되자마자 시행했다.

 

2. 빠른 의사결정과 확실한 동기부여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CEO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직원들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만 해주면 된다. 특히 의사 결정이 빨라야 새 일도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달리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첫번쨰로 결재 단계를 줄였고, 일일 사내 경영정보를 공유했다. 소통을 활발해졌고 업무 진행 속도가 2~4배 빨라졌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마스크 판매’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한달 걸릴 일을 2주 만에 처리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유튜브 채널을 오픈하며, 그가 사원 시절부터 강조해오던 온라인 유통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아무쪼록 57년 중견기업이 오로지 한 개인의 실력만 보고 나이와 직급의 단계에 상관없이 최고경영자로 파격 발탁한 것은 의미가 있는 시도다. 쌍방울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기업 경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

 

참고
1) <[줌인]’트라이’ 정신 무장 42세 쌍방울 CEO…”첫사랑 같은 인연”>, 이데일리
2) <42세 차장을 사장으로 발탁한 ‘쌍방울’…무슨일 있길래?>, 조선일보
3) <재계 20~40대 오너家 임원 150명…최연소는 26세 상무>, 뉴스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