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지방직 공무원을 선택한 명문대생

말 그대로 공시 열풍이다. 앞으로도 이 열기는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우선 대기업이 사실상 공채를 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인 현대와 SK의 몇몇 계열사는 2019년에 공채로 신입사원을 전혀 뽑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르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심하고 동시에 조직문화조차도 중소기업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박봉이고 직무에 관심 없어도 정년과 연금이 있는 공무원을 선택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예전 같지 않다.

 

최근에 한 명문대생이 9급 공무원을 응시해 합격했다는 ‘짤’이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반응은 크게 2가지였던 것 같다. 왜 7급에 응시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왜 명문대생이 공무원을 선택했는가? 사실 이것은 우리나라에만 국한하는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다음 세대인 i세대는 자기만족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 어렸을 적만 해도 대통령이 꿈인 친구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사회가 정한 원대한 목표가 아닌 개인의 만족과 행복 추구가 대세이다.

 

여기서 우리가 확실히 합의해야 할 부분은 어떤 시대의 양상도 옳고 그름은 없다는 것이다. 단지 그 시대의 독특한 흐름이 있을 뿐이다. 특정 시대를 기준으로 현 시대를 평가하는 것은 우스운 발상이다. 그렇다면 조선 시대를 기준으로… 지금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조금 다른 각도이다. 애초에 시험을 잘 볼 능력이 있었으면 대학에 진학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리고 심지어 그것을 나중에 깨달았다면 중간에라도 자퇴해서 시험에 올인하는 게 더 올바른 ‘전략’이다. 9급은 수당 합쳐도 한 달 세후 수령액이 2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대학교 등록금과 생활비까지 합치면 3달 치 월급이 한 학기 비용이다. 진정으로 자기가 정한 확고한 선택이 있다면 굳이 왜 미련을 남기는가? 더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시험 성공확률도 올리고 돈도 아낄 수 있지 않은가?

 

젊은 친구들이 공무원에 몰리는 현상에 관해 기성세대는 부정적으로 보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는 상대적으로 공정함을 더 높은 가치로 생각한다. 그것은 공무원에 적합한 자질이다. 또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갔기 때문에 유능한 친구들이 공직으로 많이 유입되면, 나라의 공통분모인 관공서의 효율이 올라가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젊은 친구들이 100:1을 뚫고 들어간 공직사회는 사실 그들이 꿈꿨던 사회가 아니다. 훨씬 보수적이고 훨씬 비효율적인 공무원 사회는 직업 만족도 순위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정량적으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정서적 만족을 주지 못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런 이슈는 답이 없다. 하나의 현상이고 각자의 의견이 있을 뿐이다. 현상에 관해 자유롭고 매너 있게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그러면서 사고가 확장되고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여러분은 명문대생이 9급 공무원을 선택한 것에 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참고 <명문대생의 분노>, 루리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