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야생 동물 구조센터에서 새로운 교잡종이 태어났다. 얼룩말도 당나귀도 아닌 이 동물의 이름은 존키(zonkey)다. 일반적으로 존키는 수컷 얼룩말과 암컷 당나귀 사이에서 태어나곤 하는데, 이 존키가 특별한 이유는 반대로 수컷 당나귀와 암컷 얼룩말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 독특한 동물의 어미는 차보 이스트 국립 공원에서 벗어나 현지 가축 떼들 사이에 머물렀던 떠돌이 얼룩말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처음에 존키를 보고 흙탕물에서 뒹군 후에 다리에 얼룩이 남은, 조금 이상해 보이는 당나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갈색 다리에 새겨진 확실한 줄무늬를 확인하자 놀라워했다고 말한다.
“처음에, 우리는 그것이 진흙탕에서 막 뒹굴었다고 생각했지만,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얼룩말 어미는 건강하게 새끼를 출산했고, 그들의 현재 서식처는 포식자가 거의 없으며 풍부한 물과 풀이 있는 곳이라고 서식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David Sheldrick Wildlife Trust
이 존키의 성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컷 사자와 암컷 호랑이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거, 당나귀와 말의 교잡종인 노새처럼 번식 능력은 없을 것이다. 교잡종들의 경우 수컷이라면 무정자증이 있거나 암컷이라면 착상이 되지 않아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번식 능력은 생물의 ‘종’과 ‘속’을 구분하는 중요한 차이가 된다.
생물학자들은 생물을 ‘과(科/family)’와 ‘속(屬/genus)과 ‘종(種/species)’으로 나눈다. 이 중 가장 상위에 있는 것이 ‘과’는 고양이과 (사자, 치타, 집고양이) , 개과 (늑대, 여우, 자칼), 코끼리과 (코끼리, 매머드) 등으로 나눈다. ‘속’은 같은 조상에서 진화한 각기 다른 종들을 묶은 것이다. 예를 들어 표범과 재규어는 ‘표범 속’에 속하는 각기 다른 종인데 이들은 신체적 특질은 비슷하지만 같은 종은 아니다. 마지막 분류기준인 ‘종’은 교배 가능의 유무로 나뉘기 때문이다.
표범과 재규어가 새끼를 낳는다고 하더라도 번식이 가능한 후손을 낳을 수 없기 때문에 같은 종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말과 당나귀가 같은 조상에서 갈라졌으므로 같은 속에 속하지만, 종이 다른 이유는 노새가 불임인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다른 종으로 분류된 두 동물은 각자 다른 진화의 길을 걷는다. 반면 불독과 스페니얼은 겉모습은 달라 보이지만 서로 교배가 가능하고 새끼를 낳을 수 있으므로 같은 종에 속한다.
동물과 같이 인간도 속과 종으로 나뉜다. 우리는 호모 ‘속’에 속한 여러 ‘종’ 중 하나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현재 지칭하는 인간은 ‘호모’라는 ‘속’에 ‘사피엔스’라는 ‘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 단일 계보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오해다. 그러면 왜 호모는 사피엔스만 살았을까?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종을 멸종시켰기 때문이다..
나는 속과 종에 대한 개념을 학교 수업이 아닌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내가 사는데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이런 지식은 나의 무지를 깨닫게 해준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몰라도 된다고 넘어가지 말자. 작은 개념에 대한 이해는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꾼다.
참고:
<Meet the Zonkey That’s Being Taken Care of at the David Sheldrick Wildlife Trust>, travelandleisure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written by 김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