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 뺨을 때린 남편

한 커뮤니티에 남편이 시누이를 때렸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있나… 그것도 남자가 여자를…’ 하는 생각으로 열어봤다. 그런데 내용을 보자니, 이건 남편 입장도 생각 좀 해봐야겠더라.

 

 

 

 

 

일단, 하나는 확실히 하고 가자. 폭력은 언제나 나쁜 행동이다. 아무리 맞아도 싼 짓을 했다고 해도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절대 폭력을 쓰지 않는다. 사실상 폭력을 쓰는 순간 이미 졌다고 봐도 좋다. 위 문제는 남편 입장을 아무리 봐준다고 해도 남편에게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살면서 눈 돌아가는 일을 많이 겪게 될 것이다. 그럴 때 딱 10초만 참자. 그걸 못 참아서 주먹이 날아가면 그때는 일이 더 커진다. 절대 폭력은 안 된다. 인생에 득 될 게 하나도 없다고 봐도 좋다.

 

하지만 위 사례에서 폭력은 둘째 문제 같다. 먼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선’의 문제다. 유산은 당사자에게 정말 큰 고통이다. 단순히 건강 문제를 넘어서 생명을 잃었다는 데서 오는 상실과 그게 내 자식이라는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준다고 한다. 그런데 시누이는 그 선을 넘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아니 가족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할 일이었다.

 

영화 <기생충>에서 ‘선’이 언급된 이후로, 선을 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었다. 선이라는 것은 참 애매하다. 누구나 지켜야 할 일이라면 법이나 예절이 되지만, 선은 그렇지 않다.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래서 쉽게 알 수 없고, 때로는 의도치 않게 선을 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파악하고 이를 배려해주는 게 인간관계에서 성공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그럼 어떤 경우에 선을 넘게 될까? 대표적인 게 바로 상처를 건드리는 것이다. 유산을 들먹이는 것은 정말 선을 세게 넘은 말이었다. 명절날 진학, 취업, 결혼을 거론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누군 취업 못 하고 싶어서 못 하겠는가. 그런데 굳이 그 상처를 들먹이며 이리저리 헤집어 놓으면 당연히 좋은 반응이 나올 리가 없다.

 

선을 잘 알아차리는 사람을 두고 눈치가 좋다고들 한다. 그런데 꼭 눈치만이 선 문제를 잘 다루는 방법은 아니다. 나는 배려도 선을 넘지 않는 비결이라고 본다. 상대의 가치관, 습관, 살아 온 과정을 잘 보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상대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선 때문에 벌어지는 갈등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참고 : 남편이 시누이 뺨을 때렸어요…, 네이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