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교육 현장에 ‘사제지간’이란 말이 사라진 것 같다. 그저 학교 직원인 ‘교사’와 학교에 다니는 ‘학생’만 남아서 일정시간 학교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듯 하다. 5월 스승의 날, 같은 반 또래들과의 깜짝 이벤트로 선생님과 즐거운 추억의 시간을 만들던 때도 너무나 오래된 이야기다. 위에 인용한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 등에서 회자하고 있는 시골 학교에 부임한 할아버지 교사이야기가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건, 너무나 오래된 얘기라고 생각했던 스승과 제자의 추억을 다시 소환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현실적으로 말이다. 자신을 무시하는 학생들에게 ‘내가 나이를 이만큼 먹은 어른인데, 너희들이 감히!’라며 화를 내는 대신, 왜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물어본 선생님. 그리고 학생들의 철없는 요구를 성심성의껏 들어주신 선생님을 보면서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본다.
오늘날 사람과 사람의 만남 사이에 컴퓨터와 스마트폰 화면이 사이에 끼어버렸다. 스승과 제자 사이도 예외는 아니다. SNS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실제 소통의 발전까지 이끌어내는 건 아닌 것 같다.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엔 ‘불통’의 현장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불통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먼저 이해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할아버지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용기를 보여줬다. 설문지를 돌려 자신의 수업에서 어떤 걸 바라냐는 의견을 물었고, 자신이 살아왔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과감하게 보여줬다. ‘조금만 있으면 퇴임할 건데’라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끝내 학생들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 ‘나이 탓’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의 커리어 개발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다.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태도다.
참고 <어느 노교사의 결심>, 웃긴대학(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