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이 질문하란다고 질문하네?”

대학 때 제일 한심한 애들이 다른 학생이 질문하면 짜증 내는 녀석들이었다. 질문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만약 질문할 게 없다면 제대로 이해한 게 없다고 봐도 좋다. 질문은 공부의 핵심이고, 공부는 학생의 본분이다. 따라서 질문 때문에 수업 길어진다고 짜증 내는 것은 그냥 등록금 갖다 버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심보다. (가끔 교수님 중에도 학생들이 질문하면 짜증 내는 한심한 분들이 있다. 그리고 기억나는 츤데레 교수님이 한 분 계셨는데 질문하면 ‘아니 그런 것도 모르면서 대학을 어떻게 왔냐?’라고 짜증을 내시고는 ‘자! 마지막으로 알려주는 거니까 잘 들어.’라며 알려줄 걸 다 알려주셨다)

 

그런데 한 익명 게시판에 이에 관한 질문이 올라왔다. 대놓고 ‘수업 길어져서 짜증 난다’라고 적어놨더라. 아무리 그래도 이런 걸 대놓고 말하다니 대학 교육이 말세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도 부끄러운 건 아는지 익명 게시판에 올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끝까지 읽고 나니 반전이 숨어 있었다.

 

 

 

 

 

 

일단 대부분이 질문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이야기해서 놀랍기도 하고 안심하기도 했다. 그래도 공부에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살핀 글쓴이의 지혜에 탄복했다. (이건 인터넷 꿀팁인데, 인터넷에 질문할 때는 대놓고 물어보지 말고 한 번 꼬아야 한다. 특히 틀린 내용이 들어가면 사람들이 달려들어 틀린 점을 수정해 준다.)

 

다만 이렇게 글로 드러나기 전까지 꽤 많은 사람이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게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질문하는 게 좋겠지만, 마음이 여려서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모든 교육 기관은 질문을 적극 장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진도 빼기와 대학 입시가 급해 질문할 시간조차 아까워하는 현재 교육은 무언가 잘못된 게 맞다. 부디 질문하는 게 두렵지 않은 분위기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사람은 바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참고 : 수업마지막 질문하란다고 질문하는 눈치없는 화석XX, 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