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준현이 할머니께서 치매가 걸리셨다는 사실을 방송에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런 할머니께 거짓말을 했다는 사연을 고백했다.
당시 할아버지께서 옆 동네에 살고 계셨는데, 할머니께서 할아버지 생각이 나셨는지, “그 자식한테 전화 좀 해봐~”라고 하셨단다. 원래는 할아버지께 늘 존칭만 썼던 할머니셨는데, ‘그 자식’이라는 표현에 김준현도 새삼 놀랬다고 한다.
김준현은 할아버지께 연락드리는 대신 본인이 연기를 하기로 했다. 본인의 휴대폰으로 집 전화를 걸어드리고, 자신이 옆방에 가서 할아버지인 척 전화를 받은 것이다. 할아버지와 목소리가 똑같아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고 한다.
“여보세요~”하고 할아버지 흉내를 내니, 방금까지 ‘그 자식’이라고 하셨던 할머니께서 수줍은 목소리로 “밥은 드셨나…?”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때 김준현은 할아버지라면 할머니께 절대 하지 않았을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을 해드렸다는 걸 지금까지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밥은 먹었고? 잘 지내고~ 사랑한다고~”
그 말에 할머니는 수줍어 대답도 못 하시다 전화를 끊으셨다고 한다. 나중에 김준현이 “뭐라 그러셔? 그 자식분이 뭐라 그러셔?”라고 했더니 “밥 먹었다든가…” 하면서 말을 돌리셨다고 한다. 사랑한다는 말에 수줍어하셨던 거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 평균 3번의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하루에 200번, 8분에 한 번꼴로 거짓말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무엇이 정답이건 우리가 매일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거짓말이 나쁘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거짓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사는 셈이다.
하지만 거짓말이 모두 나쁜 건 아니다. 하얀 거짓말, 착한 거짓말도 있다. 혹자는 그런 거짓말도, 일단 거짓말이라 나쁘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설령 위선일지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흔히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기부하는 걸 보고 이미지 세탁하려고 저런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그런 의도가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진짜 이미지 세탁을 노리고 기부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기부하는 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최소한 그 행동 덕분에 누군가는 좀 더 살기 좋아지고 행복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지만, 우리는 매일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거짓말쟁이로 살 거면, 착한 거짓말을 하는 게 어떨까? 어떻게 하면 주변 사람을 더 기분 좋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에서 나오는 거짓말은 착한 거짓말이 될 것이다. 기왕 거짓말을 할 거면 그런 거짓말을 하자.
덧. 무엇이 착한 거짓말인지 잘 모르겠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면 좋다. 그 거짓말이 드러났을 때 상대가 화를 내고 기분이 나빠진다면, 그것은 착한 거짓말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보다 진실을 알아도 웃음이 나오고 얄궂은 미소가 번지게 된다면, 그건 착한 거짓말일 확률이 높다. 그런 소소한 웃음이 우리 삶을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가 될 것이다.
덧2. 개그맨들의 순발력은 진짜… 그 상황에서 연기할 생각을 하다니 ㄷㄷㄷ
참고 : [선공개] 김준현, 치매 걸린 할머니를 위해 연기한 사연… – 더 먹고 가(家) MBN 210307 방송, MBN Entertainment 유튜브
이미지 출처 : <1박2일>,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