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면 항상 궁금했던 게 ‘도대체 승무원은 어디서 쉬나?’ 하는 점이었다. 좁은 의자에 앉아 있는 것도 피곤한데 (퍼스트는 언제 타보나 ㅠㅠ 아니 비즈니스라도 좀…), 비행기를 돌아다니며 일하는 승무원은 오죽 피곤할까…
근성으로 버티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길어지면 최대 17시간까지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한다.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 그래서 비행기 안에는 승무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을 ‘벙커’라고 부른다.
마치 비밀의 방 같아 보여서 무척 아늑한 느낌도 들지만, 솔직히 별로 편해 보이지 않는다. ‘벙커’라는 이름부터 좁아터진 느낌인데, 실제는 더 그렇다. (그래도 해군 생활관보다는 낫네) 승무원들 말에 따르면 ‘관에 들어가서 자는 느낌’이라고 ㅠㅠ. 그래도 승무원용 파자마도 지급하고 원하면 씻고 잘 수도 있어서 겨우 쪽잠 자는 것보다는 나은 듯하다.
벙커는 주로 일등석과 조종실 사이 혹은 비즈니스 좌석 사이나 항공기 뒤편 꼬리 날개 쪽에 숨어 있다. 입구 자체가 좁아서 (무슨 캐비닛 여는 줄 알았다) 일반 승객들은 알 수가 없고, 비밀번호나 보안 카드가 있어야 출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비행기 종류에 따라 벙커 규모나 디자인도 다르다고 한다. (모니터 달린 곳도 있네 ㄷㄷ)
비행기에 벙커라는 비밀 공간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승무원도 참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누군가의 노력과 고생 덕분에 나의 편안함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승무원분들께 지나가는 말이라도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생하는 모든 분들이 힘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참고
1) 스튜어디스 잠자는 공간.gif, 더쿠
2) 비행 중, 승무원은 어디서 쉴까?, hansfamil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