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서는 매달 취업자 통계를 발표한다. 언론에서는 이 통계 자료를 토대로 국내 취업시장 분위기를 전망하거나, 돌아보는 기사를 쏟아낸다. 이런 저런 해설들이 많지만 결론은 거의 비슷하다. ‘(취업자 수가) 줄었다’ 그리고 ‘(시장이) 어렵다’ 이에 대응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진짜 일자리 이슈가 안정화하는 날은 언제쯤일까?
다음은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 올라온 어느 한의원의 직원 채용공고 일부를 캡처한 이미지다.
채용조건과 근무환경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 직원은 여기서 언급한대로만 성실히 일주고 고용주도 별 문제만 없으면 얼마든지 직원의 개인자유를 충분히 보장해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직장도 없을 것 같다. (아, 가장 중요한 급여가 있는데 일단 이미지상으론 보이지 않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고용주인 원장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직원이니, 흔히 직장에서 일어나는 같은 동료직원들과의 갈등 걱정도 없을 것 같다. 이 공고에서 중요한 건 바로 ‘매뉴얼’이다. 직원이 숙지해야할 매뉴얼은 40페이지에 달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매뉴얼에 익숙해진다면 직원으로서의 몫은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공고를 본 네티즌 댓글의 대부분도 ‘매뉴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이미 대형 참사와 사고를 통해 ‘매뉴얼’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문제는 이 ‘매뉴얼’은 절대 바뀌지 않으며 내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는 부분이다. 한의원을 운영하는 원장에게 지난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업무와 관련한 실무자의 유연한 대응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한의원의 경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의원에서 의사와 직원 환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패턴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앞으로도 비슷할 수 있지만 정해진대로 흘러가리라는 법도 없고, 예상치도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상황은 원장보다 실무자인 직원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도 있다. 한의원 역시 영업이기에 당연히 병원의 발전을 위해선 업무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의 유연함을 보장해야 한다. 아무쪼록 경영자인 원장이 ‘매뉴얼’이라는 기본적인 업무 시스템 아래,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도 어느 정도 보장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직원을 채용해놓고 ‘너 알아서 해’라는 무책임한 상황보단 수백 수천배 낫다.
이미지 출처 <호불호 갈리는 한의원 직원 채용공고.jpg> 웃긴대학, 에펨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