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되고 정말 놀란 점은

해마다 언론 또는 각종 교육관련 기관이나 기업에선 ‘청소년(초중고) 희망 직업’ 결과를 발표한다. 단골로 등장하는 희망 직업군 중의 하나는 공무원이다. 물론 1인 미디어가 활성화하면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희망 직업군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 직업 하나만으로 크게 성공한 경우는 극소수다. 먹고사니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불리우는 공무원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돌고 있는 한 공무원의 게시글 캡처를 보았다. 역시나 이 글에 달린 댓글의 목소리도 좋지 않았다.

 

 

이 게시글만 봤을 땐 시대와 맞지 않는 공무원 조직사회에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공직자=청렴’ 공식은 이미 깨진지 오래다. 부처 혹은 부서간의 칸막이도 심하고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냥 개인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하고, 그저 일이니까 일하는 것이다.

 

책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저자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는 조직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6가지 동기로 ‘즐거움, 의미, 성장, 정서적 압박감, 경제적 압박감, 타성’을 꼽는다. 위 공무원의 사례는 뒤에서 부터 3가지인 타성, 경제적·정서적 압박감 투성이인 것 같다.

 

1) 타성: 어제도 일을 했으니 오늘도 그저 일을 하는 것
2) 경제적 압박감: 단지 보상(월급)을 위해서 처벌(징계 등)을 받지 않기 위해서 일을 할 때 발생한다.
3) 정서적 압박감: 자신의 성장을 위해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반성적 사고 후에 나아가는 걸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사내에서 받는 심리적 압박(호통 치는 상사, 눈치 주는 동료, 각종 감시)에 의 해 일을 하는 경우다.

 

하지만 모든 공직사회가 위의 글 같지 않다. 요즘 시대가 어느 때인가. 대중과 소통하지 않는 공직사회는 그 어느때보다 ‘초고속’으로 대중의 지탄을 받는 사회다. 아래 게시물은 요즘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지자체인 충북 충주씨의 행사 전단 사진이다.

 

 

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나오고, ‘뭐 이런 게 다 있어?’라고 할 법한 이 B급 컨셉은 다름 아닌 공무원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무엇보다 홍보담당 공무원의 몸을 사리지 않는액션으로 충주시 공식 유튜브(충주TV)는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고, 구독자 수는 10만을 넘었다. 홍보 담당 공무원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시장보다 더 유명해졌다. 그리고 충주시는 수달 캐릭터 ‘충주씨’를 앞세워 유튜브로 지역 특산물을 홍보한다. 캐릭터의 일상을 담은 유튜브 채널 ‘충주씨’는 2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홍보담당 공무원은 ‘인센티브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닌, 공직사회에서도 혁신적인 부서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6가지 총 동기이론의 긍정적 효과인 즐거움, 의미, 성장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셈이다.

 

4) 즐거움: 일 자체가 즐거움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직원의 성향과 맞는 직무 설계도 즐거움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5) 의미: 의미 동기는 일의 결과가 가치 있다고 생각할 때 발생한다. 충주시 홍보맨의 톡톡 튀는 영상은 대중에게 충북 소도시 충주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6) 성장: 일의 2차적인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가치에 부합할 때 발생한다. 현재 하는 일을 자신이 미래에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여기는 것이다.

아무쪼록 공직이건 일반 기업이건, 자신이 몸담은 직장에서 일의 즐거움과 의미, 성장을 찾길 바란다. 아, 무엇보다 중요한 건 2030 새내기 직장인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이들에게 ‘자율성과 통제권’을 부여해야 하는 것이 먼저겠지만.

 

참고
1. <공무원이 되고 정말 놀란 점은.jpg>, slrclub 등
2. <충주시 공무원 근황.jpg>, 웃긴대학
3.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닐 도쉬·린지 맥그리거, 생각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