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다. 가족으로부터 시작해서, 학교에서 친구를 만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양한 사람과 연결된다. 우리는 좋은 연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외모적으로는 수컷 공작새가 날개를 활짝 펼치는 것처럼 예쁘고 멋지게 보이려고 노력한다. 정서적으로는 타인의 희로애락에 공감하면서 가까운 사람과 더욱 돈독하게, 또 필요한 사람과는 더 필사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려 한다.
인류가 지구에서 이렇게 번성한 것은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진사회성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물리적으로 훨씬 강력한 동물도 존재했고 여전히 존재하지만, 결국 지구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생명체는 인간이 되었다. 그만큼 인간이라는 종족에게 관계는 중요하다. 강력한 관계는 가능성이고 힘이다. 그렇다면 관계의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신뢰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신뢰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인간의 본능에 따르면 예측 가능한 사람, 즉 일관된 사람을 우리는 신뢰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뇌 구조가 그렇다. 또 우리의 뇌는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패턴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결국, 패턴을 깨고 예상 밖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신뢰를 얻기 어렵다. 종국적으로 다른 사람과 단단한 유대를 맺기 힘들다.
신뢰를 아주 빠르게 산산조각 내는 최악의 선택은 바로 거짓말이다. 거짓말은 약속이라는 정해진 패턴을 깨고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송두리째 뽑아버린다. 너무 큰 거짓말은 한 번에 모든 관계를 초토화할 만큼 엄청나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작은 거짓말은 조금씩 관계의 토대를 갉아 먹어서 그것이 누적되면 결국에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또 다른 작은 거짓말에도 모든 것이 무너진다.
당장 생각해보자. 6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6시에 오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5분, 10분 늦은 것은 이유가 있으니까 괜찮은 것일까?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이 다 그러니까 그냥 이해해주고 넘어가는 것이 맞을까? 아니다.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았으면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런 사소한 거짓말이 팽배하면 그 사회는 저신뢰 사회가 되고 그런 풍토 때문에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상상 이상으로 크다. 거짓말을 작게는 사적인 인간관계를 파괴하고 크게는 공동체를 파괴한다. 다시 한번 잊지 말자.
우리는 협력과 경쟁이라는 복잡한 관계를 통해 이렇게 번성할 수 있었다. 신뢰는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이고 거짓말을 그것을 파괴하는 재앙이다. 그래서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무엇을 제대로 열심히 하는 습관도 중요하지만, 나쁜 것을 하지 않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다. 특히 좋은 인간관계를 생각한다면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