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려와 친절함이야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친절 하고자 하는 마음에 악의가 끼어들 틈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선의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개그맨 장도연이 겪었던 일화가 이에 관하여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장도연도, 일본 아주머니도 선의로 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게 배려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내가 생각하는 배려가 상대방에게는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옛말에 이런 소리가 있을까?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 중에 고양이와 우유에 관한 일화가 있다. 한 남자가 굶고 있는 길고양이를 주어왔다. 뭐라도 먹여야 하기에 접시에 우유를 담아줬지만, 굶주린 고양이는 이를 먹지도 않고 구석으로 도망만 쳤다. 남자는 고양이를 쫓다가 우유를 바닥에 쏟아버렸고, 에라 모르겠다 싶은 마음에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굶주린 고양이는 그때서야 바닥에 쏟아진 우유를 핥아먹었다고 한다.
아마 이 이야기를 여러 번 언급했던 것 같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만큼 좋은 배려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일화가 없기 때문이다. 배려는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배려는 배려가 아니라 그냥 자기만족에 머물 확률이 높다. 그래서 배려하기 전에 먼저 필요한 것이 소통이다.
“나는 너를 도와주고 싶고, 잘 대해주고 싶어.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니?”라고 물어보면 된다. 반대로 “부담스럽지 않다면 네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요청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게 서로에게 서로를 맞춰가는 게 소통이고 인간관계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런 관계가 되면 배려는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 되고, 그때 우리는 진정한 협동이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나는 이게 인간관계를 맺어 나가는 기쁨이 아닐까 한다.
참고 : 말하는 대로,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