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회사를 구별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

국내에서 최고의 IT 기업으로 손꼽히는 A 회사가 구설에 올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내부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다고 한다.

 

과거 A사는 사업을 다양하게 벌인 것에 비해,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고 한다. 이때 경영진은 고통을 다 같이 나누자며 모든 직원의 연봉 인상률을 제한하고 성과급도 소액만 주었다. 그래도 당시에는 다 같이 고생해서 성공하자는 희망이 있었기에 직원들이 이를 잘 따랐다고 한다.

 

이후 A사는 계속 성장을 이어갔고,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며 다른 IT 기업과 마찬가지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 많은 IT 기업이 과감한 연봉 인상과 파격적인 성과급으로 성장의 결실을 직원들과 나누고 있었다. 당연히 A사 직원들도 고생한 시절을 생각하며 보답이 올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과감한 연봉 인상도 파격적인 성과급도 없었다. 대신 경영진의 월급과 복지만 좋아졌다고 한다. 고생은 다 같이 하고 열매는 자기들끼리만 먹는데 직원들의 헌신과 몰입을 바라는 건 지나친 착각이 아닐까? 과연 이런 회사를 최고의 기업이라고 볼 수 있을까?

 

 

책 <리더 디퍼런트>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A사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배리웨밀러는 미국에 있는 공업용 기계 제조회사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일어났을 때 회사는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 200억 달러에 달하는 주문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위기가 닥치면 대부분의 회사는 새로운 기계를 사기보단 이미 갖고 있는 기계로 버티는 법이다. 그 결과 배리웨밀러는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회사 내에서 정리해고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누군가를 잘라야만 했다. 하지만 당시 CEO였던 밥 채프먼은 정리해고를 거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다고 아이를 버리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는 직원들을 해고하는 대신 본인을 포함한 임직원 모두에게 4주간의 무급 휴가를 쓰도록 했다. 무급 휴가를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상 휴가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백수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밥 채프먼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 고통을 조금씩 분담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야 큰 고통을 혼자 짊어지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직원들의 사기는 올라갔다. 형편이 나은 직원들은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그럴 의무가 없는데도, 의무 무급 휴가를 다 쓴 뒤에 휴가를 더 쓰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고통 분담을 이야기한 A사 사례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진 뒤에 벌어진 일은 정 반대였다. 회사는 무급 휴가제를 폐지했고, 불경기에 중단했던 401k 퇴직연금도 다시 가동했으며, 그동안 내지 않았던 소급분까지 지급했다. 그렇게 회사는 직원들의 이익을 먼저 챙기고, 회사의 이익은 후 순위로 미뤘다. 그래서일까? 배리웨밀러에서는 직원들이 단지 연봉 때문에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A사와 배리웨밀러, 두 회사는 리더십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이 차이가 리더십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로 ‘진정한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라는 점이다. 저자인 사이먼 시넥은 <리더 디퍼런트>에서 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흑인 인권 운동가였던 넬슨 만델라가 상여금으로 1억 5천만 달러를 받았다고 분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난한 자들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가 회계연도 종료 시점에 2억 5천만 달러를 보상받으리라는 보도를 접하고 기분 나빠할 사람 역시 없을 것이다. 우리는 사회 계약 관점에서 그들이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과 같은 리더라면 여러 특혜를 누려 마땅하다고 여긴다.”

 

“진정한 리더는 주변 사람들을 기꺼이 보살핀다. 의견이 불일치할 때조차 그들을 위해 자신의 안락함을 포기하고는 한다. 신뢰란 단순히 의견을 합치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진심으로 신경 써준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생물학적 반응이다. 리더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포기한다. 시간, 에너지, 돈, 심지어 자기 그릇에 담긴 음식까지도 나눠주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진정한 리더는 필요하다면 가장 마지막에 먹을 줄 아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고의 카페 회사인 스타벅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마치겠다. 2008년 스타벅스는 위기를 맞았다. 고객 경험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었고, 흉흉한 입소문을 반영한 듯 주가는 무려 42%나 하락했다. 이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스타벅스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낸 하워드 슐츠가 다시 CEO로 복귀했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슬로건을 내걸었다.

 

“고객은 2위다. 직원이 1위다.”

 

그는 직원들에게 커피 추출 기법을 교육하겠다며 2008년 2월 26일 미국 전역 7,100개의 모든 스타벅스 매장의 문을 닫았다. 하루아침에 7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게다가 슐츠는 직원들의 건강 보험을 축소하라는 몇몇 이사진의 압박도 무시했다. 고위 경영진들은 모두 슐츠가 미쳤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나 스타벅스는 다시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2014년에는 한 해에 무려 20조 원을 벌어들이게 된다. 슐츠는 말한다. “높은 고객만족도는 결국 직원의 업무 만족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일선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고 업무에 만족할 때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그럴 때 고객은 진정으로 감동받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스타벅스는 세계 최고가 되었다. 그렇게 하워드 슐츠는 최고의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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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드라마 <좋좋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