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분명 ‘살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로제떡볶이와 같은 ‘고칼로리’ 음식이 당길까? 미국 인디애나의과대학 교수 빌 설리번의 저서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에 따르면 인간이 출현한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에서는 고칼로리 에너지원을 찾기가 무척 힘들었다. 달콤한 과일, 동물성 지방, 꿀같이 에너지가 잔뜩 든 음식에 갈망을 느꼈던 초기 인류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분명 적응에 이점이 있었다. 이들은 사냥하고, 싸우고, 아이들에게 동굴 벽에 낙서 그만하라고 소리칠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었다. 우리 선 조들에게 이런 음식을 찾아 나서도록 설득하기 위해 진화는 우리 뇌의 형벌체계와 보상체계를 이용했다.
그리하여 우리의 DNA는 자신의 생존기계에 경쟁력을 갖춰주려고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뇌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이 생존기계는 먹지 않을 경우 곧 고통스러운 배고픔을 경험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먹고나면 고통은 포만감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치즈케이크 같은 고칼로리 음식은 포만감 이상의 쾌락을 준다. 달콤한 것이 혀에 닿으면 뇌는 보상을 경험한다. 초콜릿처럼 달콤한 것이든 입맞춤처럼 달콤한 것이든 그 결과는 똑같다. 도파민의 폭주가 일어나는 것이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뇌 속 보상 중추를 자극해 그 행동을 반복하도록 요구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맛이 좋거나 나쁘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런 원시적 느낌을 이용해 위 속에 넣어 쓸모 있을 것을 추적하기 때문이다. DNA는 우리로 하여금 고칼로리 음식을 아주 맛있게 느끼도록 했고, 우리는 목숨이나 팔 한 쪽을 위험에 노출시키면서까지 그런 음식을 구하려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과자 자판기에서 초콜릿바가 제대로 내려오지 않을 때나 팔을 위험에 노출시킬 뿐이다. 우리는 단 음식과 기름진 음식에 포위되어 있다. 그리고 고작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문을 열고 배달된 피자를 받는 노력만으로 그런 음식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살이 안 찌려야 안 찔 수 가 없다.
다시 말해 우리가 위 사진 속에 오는 설탕, 지방, 소금이 잔뜩 들어간 가공식품을 갈망하는 이유는 수백만 년 만에 수요와 공급이 역전되었기 때문이다. 한때는 구하기 힘든 귀한 음식이었던 설탕, 지방, 소금이 이제는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음식이 되었다. 가공하지 않은 음식이 가공한 음식보다 비싸고, 음식을 준비하는 데 시간도 많이 들어간다. 한때 부자의 질병이었던 비만이 오늘날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게 된 데는 이런 점도 한몫했을 것이다.
참고: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빌 설리번(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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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 및 이미지 출처:
1) 로제떡볶이가 맛있는 이유.jpg, 루리웹(링크)
2) @cookkim14 트위터(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