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으로 만드는 2가지 질문

 

이 책은 세 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극찬한 명저다. <똑똑하게 생존하기>. 책 제목부터 뭔가 읽기만 하면 똑똑해질 것만 같다. 인상 깊은 내용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오늘은 2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 내용을 언급하기에 앞서, 며칠 전 김미경 선생님의 방송을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이야기가 있다. 선생님의 자녀 중 막내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데, 최근 자퇴를 했다고 한다. 근 1년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최종 결정을 그렇게 했다고. 막내는 외우는 것도 곧잘 하고, 머리도 좋았다고 한다. 그러던 막내가 학교 그만두기를 원하면서, 이런 맥락의 말을 했다고 한다.

 

“엄마, 학교에서 외우는 걸 많이 시켜. 엄마가 외웠던 거랑 비슷할걸? 크게 다르지 않아.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아.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선생님들이 내가 문제를 못 맞히게 점점 더 수를 써. 변별력을 갖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문제를 쓸데없이 꼬는 것 같아. 이해하고 넘어가면 되는 것을, 등수를 가리기 위해 더 꼬아서, 왜 문제를 못 맞히게 하냐고? 엄마 이건 이상한 거 같아. 시간 낭비 게임 같아. 내 귀한 시간을 그렇게 쓰기 싫어. 난 그 시간에 다른 책도 읽고, 다른 공부를 더 할래.”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10~20대 초가 떠올랐다. 그리고 너무 깊이 공감이 되었다. 막내의 경우와 나의 과거 경험이 거의 15~20년 차이가 날 텐데, 마치 어제 일 같이 그대로라고 느껴졌다. 왜 예전이나 지금이나 교육 환경은 변하지 않고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 고질적으로 여전히 반복되고 있을까? <똑똑하게 생존하기>에 답이 있다. 책의 한 대목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학생을 유치하는 선진국 미국 역시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결정적인 이유는 시험 성적이 교육 과정의 “목표”가 될수록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교육 과정은 왜곡되어 간다. 교육의 근본적인 목표 중 하나는 “비판적 사고 기르기”다.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데 정답이 있는 “시험에 맞춰서” 가르치게 되고, 그 점수가 좋은 학교, 좋은 학생의 지표가 되다 보니 모든 문제에 정답이 있는 것만 같게 느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비판적 사고와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1점, 2점 차이로 어떻게든 등수를 세워야 하니, 지엽적이고 크리티컬하지 않은 부분에서 문제를 내고, 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지식과 경험들은 실전에서 불필요하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서 활용 가치는 더욱더 크게 떨어진다. 일분일초라도 더 실제 세상과 부딪히며 성장해야 하는데, 쓸데없이 시간 낭비 퍼즐을 풀고 있는 것이다.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는 “검색만 할 수 있다면 ‘내 지식’이 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암기 위주, 더 지엽적이고 꼰 문제를 내고, 학생들은 풀고 있다. 남의 잔치에 가서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하는 현상은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것 같은 과학계에서도 나타난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과학계는 인용 횟수로 학술지의 품질을 측정한다. 이에 어떤 편집자들은 자기네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인용하라고 저자들에게 압력을 가한다. 인류학자 마릴린은 이런 현상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측정치가 목적이 되면 올바른 측정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첫 번째 똑똑해지기 위한 질문은 이것이다.

 

“이 측정 지표(주로 숫자들)는 원래 측정하고자 했던 걸, 측정한 결과일까? 아니면 편법을 써서 이 측정을 쓸모없게 만들었을까?”

 

과도하고 잘못된 측정 지표에 나를 끼워 맞추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교묘한 헛소리를 간파하고 원래 측정하려던 바(예: 비판적 사고), 본질에 충실하자.

 

 

“똑똑하게 생존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다.

 

상관관계: 두 변수 간의 단순 관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같은 방향 또는 반대 방향) 원인과 결과에 관한 설명은 하지 않는다.

 

​인과관계: 선행하는 변수가 후행하는 변수의 원인이 되는 관계를 설명한다.

 

책에는 이 둘을 혼동해서 발생하는 엄청난 비극 사례가 나온다. 2015년 홍역으로 인한 사망률이 거의 0에 수렴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갑자기 홍역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아래에 나오는 그래프가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붉은 선은 백신 접종 수를 말하고, 푸른 선은 자폐증 수를 말한다. 한 과학자가 이를 겹쳐 놓고, 백신 접종이 늘수록 자폐증 환자 수가 증가한다고 해석한 것이다. 대중의 이목이 쏠리는 주제다. 자극적인 언론들은 누가 뒤질세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를 받아 옮겼다. 그렇게 “(홍역)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 라는 스토리가 전국에 퍼졌고 이를 믿은 대중들이 백신을 맞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 그래프의 해석은 사실이 아니었다. 인과관계는 더욱더 아니었다. 이를 반박하기 위한 후속 연구들의 수가 압도적이었으나, 한 번 퍼진 “헛소리”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백신 맞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는 만큼 자폐증이 늘어나는 그래프를 단순히 겹쳐놓은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책에 나오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해서 벌어진 여러 에피소드를 읽어가면서, 문득 “노력과 성공”의 관계에 대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노력과 성공이라는 두 변수 간의 관계를 따져본다면, 이것은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에 가깝지 않을까, 라는 것. 세상은 내가 노력한 만큼 즉각적으로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노력의 횟수를 늘리고 질을 높일수록 언젠가 성공할 확률은 높아진다. 성공이 멀어 보이더라도, 의식적인 노력으로 양과 질을 모두 높여간다면 어느 순간 상관관계는 점점 더 인과관계 쪽으로 흘러갈 수 있게 되는 듯하다. 그래서 함께 모여 아웃풋 독서에 힘쓰고, 좋은 멘토의 피드백도 받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똑똑해지기 위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것은 상관관계인가? 아니면 인과관계인가?”

 

 

​여기까지, <똑똑하게 생존하기>의 주요 내용 2가지를 살펴보았다. 똑똑한 사람이 되기 위해, 그럴듯한 헛소리에 속지 않기 위해, 반드시 던져야 할 2가지 질문을 정리해 보자.

 

(1) “측정 지표가 원래 측정하려던 것을 측정하려고 하는 것인가?” 이 말을 꼭 기억하자. “측정치가 목적이 되면 올바른 측정은 불가능하다.”

 

(2) “그것은 상관관계인가? 아니면 인과관계인가?” 두 변수 간의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지 말자. 그사이에는 수많은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그것을 파헤치고 명징하게 이해하는 만큼, 우리는 변화무쌍한 21세기에 더 똑똑하게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

 

 

적용 1) 나의 딸들이 김미경 선생님의 막내처럼 생각하고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 선택을 서포트하기 위해 나부터 마음의 준비, 물질적 준비, 환경적 준비를 지금부터 철저히 해야겠다.

 

​적용 2) 노력과 성공의 관계는 상관관계에 가깝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아웃풋 학습하자. 일희일비하지 않고, 많은 시도를 지속하자. (졸꾸!)

 

 

거짓과 기만을 물리치는

헛소리 까발리기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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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책 <똑똑하게 생존하기>

 

※ 본 콘텐츠는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