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출신. 홀어머니 밑 3남매 중의 장녀. 흙수저 중의 흙수저. 그는 현실판 길라임이었다.

 

 

“현실은 시궁창인데 이상은 높아 불행한 아이. 그게 저였어요. 제 현실에 무슨 꿈을 꾸나요. 고졸 출신 일반 사무원으로 6년을 보냈죠.”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서울예대 입학 광고를 봤는데, 가슴이 뛰는 거예요. 갑자기 잊었던 꿈이 억울했어요. 그렇게 돈을 다 털어 스물일곱, 예대에 입학했죠.”

 

 

“남동생이 2명 있는데, 학교에 돈을 내야 하는 시기가 비슷하면 동생들이 돈을 나에게 ‘몰빵’해줬어요. 집에 우산이 하나밖에 없는데, 동생들이 자기들은 뛰어가고 나 쓰라고 우산을 놓고 가기도 했어요. 지금 내가 그걸 아주 비싸게 갚고 살아요. (웃음) 두 동생이 그렇게 착했어요. 제 남자 주인공들이 남모르게 배려하는 모습은 그런 동생들과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그는 7년간 경리 일을 해 모은 2,000만 원을 가지고 부모 몰래 상경해 대학교 시험을 봤다. “엄마에게 합격했다고 이야기했더니 ‘너 할 만큼 했다. 네 갈 길 가라.’라고 했어요. 등록금밖에 못 해주니 생활은 알아서 하라고 하면서도 하나 약속한 건 ‘너한테 더는 손 안 내밀게.’였어요.”

 

 

“정신 차려보니 나는 또 31살이 되어 30만 원짜리 반지하 월세방에 앉아있더라고요. 새우깡 한 봉지로 3일을 버틴 적도 있었어요.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라는 생각만으로…”

 

 

그러던 중에 어떤 친구가 묻는 거예요. “드라마 한번 써볼래?”

 

 

 

 

김은숙 작가는 작가로서는 최초로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글 쓰면 굶어 죽는다며 무슨 글이냐고, 공무원 시험이나 보라고 했던 엄마. 저 이제 밥 먹고 사니깐 걱정하지 마시고요. 엄청 자랑하셔도 될 것 같아요. 엄마 자주 연락 드릴게요.”

 

가난은 양날의 검이다. 누군가는 가난 때문에 뜻을 펼치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가난을 오히려 성공의 원동력으로 삼기도 한다. 솔직히 가난은 불공평한 일이다.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게 인생이다. 원래 인생은 불공평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뿐이다.

 

그때 태도가 중요하다. 가난을 장애물로 만드느냐, 아니면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느냐, 이러한 태도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결과의 차이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하지만, 가난은 불공평하고, 억울한 일이다. 하지만 그 억울함조차도 이용해먹을 수 있어야 한다. 내 삶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최선을 다해 사는 삶이다.

 

그러니 가난에 휘둘리지 말자. 가난마저 이용하자. 성공의 원동력으로 삼아서 이 악물고 버텨보자. 나 또한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다. 하지만 과거를 마냥 고통스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시절이 있었던 덕분에 세상을 더 명확하고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1) 26살 고졸경리에서 자수성가 레전드, 에펨코리아 (링크)

2) 김은숙, 나무위키 (링크)

 

이미지 출처 : [영현대] 지방러들의 서울 상경 에피소드, 영현대 유튜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