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밀가루 맥주의 성공이 부러웠던 회사들

 

 

 

 

늘 먹던 두유가 ‘아이스크림콘’이나 ‘마카롱’으로 나오고, 순두부 역시 아이스크림의 재료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펀슈머(Fun+Consumer)’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재화나 서비스의 재미 요소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등장했다는 의미다. ‘펀슈머’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이 위 온라인 커뮤니티 아래에 언급된 곰표 밀가루다. 편의점 CU는 곰표 팝콘을 시작으로 밀맥주, 빼빼로 기획 세트, 주방세제에 화장품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재미 역시 정도가 지나치면 결국 돌아오는 건 대중의 뭇매일까. 위 캡처 화면에서 언급한 골뱅이 표 맥주나 천마 시멘트 표 팝콘, 말표 흑맥주(말표는 흑맥주보다 구두약 디자인과 유사한 초콜릿 상품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모나미 유성 매직 모양과 흡사한 음료수는 재미는커녕 ‘굳이 이렇게까지 만들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혹평을 받고 있다. 이들 제품의 오리지널은 절대 입에 갖다 대선 안될 화학제품이기 때문이다. 최근 MBC 뉴스데스크에서도 이들 ‘펀슈머’ 제품이 화학제품과 혼동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소비자들 일부는 이런 문제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기한 상태라고 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며 절로 드는 생각은 바로 ‘선 넘지 말자’는 것, 그리고 ‘위험 불감증’을 경계하자는 거다. 아무리 ‘융합’ 또는 ‘콜래보’가 대세라고는 하나, 원래 소비되던 제품은 식품이 아니었기에 이에 대한 구분은 확실히 해줄 필요가 있다. 구두약 모양의 초콜릿보다 구두약이 더 유명하고, 유성 매직 모양의 음료수보다 유성 매직이 더 유명하다는 것은, 언제 어느 순간, 이들 제품을 식품인 줄 알고 섭취했다가 사고가 날 위험성도 크다는 의미다. 이들 제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나 청와대 국민청원 같은 여론이 일시적인 소동이 아니길 바란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론과 뉴스를 계기로 ‘먹을 것 갖고 장난치지 마라’라는 흔한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겼으면 좋겠다. 아, 이제는 이렇게도 바꿔서 얘기해야 하나 싶다. ‘먹지 못하는 걸 갖고 장난치지 마라’라고.

 

참고
1) 곰표 밀가루 맥주의 성공이 부러웠던 회사들, 웃긴대학(링크)
2) [오늘 이 뉴스] “마시는 유성 매직·먹는 구두약?”…커지는 안전사고 우려 (2021.02.27/뉴스데스크/MBC, 아래 영상)

3) 썸네일 이미지 출처 : 11번가 제품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