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는데 시어머니가 매일 집에 와요…

 

 

 

 

고부갈등이 주로 올라오는 인터넷판에서 이토록 훈훈한 시댁 이야기를 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댓글 말대로 “원래 딸이 늦으면 아빠가 데리러 오는 거야.”에서 안구에 차오르는 습기를 막을 수가 없더라.

 

어떻게 이 가정은 이토록 행복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뚜렷하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더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 시어머니는 맛있는 것도 해주고, 친정어머니와 친구도 되어 주었다. 시아버지는 며느리 마중도 나간다. 두 어머니는 사위 줄 스웨터 만들어 주려고 뜨개질까지 배운다.

 

하지만 이런 태도를 갖기는 쉽지 않다. 보통의 가정에서는 오히려 반대되는 태도가 더 많이 보인다.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부부에게 집안일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물어봤더니, 그 합이 평균 150%가 나왔다고 한다. 서로가 더 많이 기여한다고 생각하니 (예를 들면 70%+80% = 150%) 100%가 훌쩍 뛰어넘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이러면 ‘내가 이렇게 많이 해줬는데…’라는 서운함이 먼저 생각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서운함이 쌓이다 보면 결국 갈등이 생기고 사이가 틀어지는 원인이 된다. 물론 종종 좋은 시간을 가지면서 서운함을 풀 수도 있지만, 이런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는 한 갈등은 언제고 다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부부싸움이 평생 끊이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무언가를 해줘야 할 때(거창한 건 아니다. 아내 물건을 정리해준다거나, 장 보고 오는 길에 마중 나간다거나), 항상 이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100을 해주는 동안, 아내는 나에게 150을 해주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이렇게 많이 해줬는데…’라고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부부 사이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동료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150을 해준다고 생각해야, 내가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그래야 화목하고 의기투합하는 사이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된다. 나를 위해 150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내가 100을 하는 동안, 아내가, 가족이, 친구가, 동료가, 세상이 나에게 150을 해준다.” 나는 이것이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쉽고도 확실한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 내 삶을 바꾸어주신 시댁, 네이트판 (링크)

 

이미지 출처 : 드라마 <백년의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