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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운전하기를 포기한 사람이 있다면 누굴까? 그 사람은 교통사고전문 변호사 한문철이었다. 한문철 변호사는 1989년에 교통사고법률에 관한 책을 출판하면서, 교통사고전문가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이후 MBN에서 ‘한문철의 블랙박스’란 코너를 진행하다가, 지금은 유튜브 ‘한문철TV’에서 블랙박스 영상에 대한 법적 해설을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그는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아무리 조심해도 피할 수 없는 사고가 있다. 이때 ‘교통사고전문가’, ‘교통사고전문 유튜버’라는 타이틀은 어떤 영향을 끼칠까? 아무래도 구설에 오를 수밖에 없다. 블랙박스를 보며 이런저런 얘길 했던 게 역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가 운전을 그만둔 것은 참으로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가 운전을 그만둔 타이밍도 현명하다. 그는 블랙박스 방송에 출연하면서 운전대를 안 잡았다고 했다. 이전까지 그의 영향력이나 명성은 변호사 사이에 머물 뿐이었겠지만, 방송에 나간 이후부터는 대중까지 영향력이 넓어진다. 당연히 구설에 오르거나 비난받을 확률도 높아진다. 방송과 동시에 운전을 접은 것은 정말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문철 변호사의 행동은 전형적인 안티 프레질이다. 우리 삶에는 아무리 조심해도 피할 수 없는, 달리 말하면 절대 통제할 수 없는 ‘운’이라는 영역이 존재한다. 그 운이 어떻게 발휘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박이나 쪽박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를 블랙 스완, 혹은 흑조 이론이라고 한다.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사건이 실제로 발생하고 후폭풍이 생기며, 사후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과장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블랙 스완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것 중 하나는 네트워크가 커지면 블랙 스완의 효과도 더욱더 커진다는 점이다. 변호사 한문철과 방송 출연자 한문철이 가진 영향력의 크기가 곧 네트워크의 크기라고 보면 된다. 즉, 그는 네트워크가 커지자 블랙 스완 또한 커질 것을 예상하고 아예 폭망 불운의 싹을 잘라버린 셈이다.

 

우리 삶에도 이처럼 애당초 불운의 싹을 잘라야 하는 행동들이 있다. 담배 같은 건 아예 손도 대지 않는 게 좋다. (미련해 보이는 걸 알면서도 ‘니들은 이런 거 피우지 마라’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 안전띠를 매는 것도 비슷하다. 조금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최악의 블랙 스완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인생을 좀 더 편하게 살고 싶다면, 애당초 싹을 잘라낼 수 있는 블랙 스완에 어떤 게 있을지 한 번 따져보도록 하자. 매번 하느냐 마느냐 따지거나, 그로 인해 발생할 최악의 상황을 고민하는 데 들어가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인생 편하게 사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

 

참고

1) 의외로 운전 안 하는 사람.jpg, pgr21 (링크)

2) [아무튼, 주말] “난 ‘흙수저’ 중에서도 잡토… 달리 사니 블랙박스가 보였다”, 동아일보 (링크)

 

이미지 출처 :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