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실수로 약물을 잘못 투약해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 “만일 의료 과실이 질병이라면 미국인의 사망 원인 중 3위를 차지할 것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남샌프란시스코병원에서 근무하던 베키 리처즈는 이러한 실수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리고 아무리 고도의 훈련을 받고 선의를 갖고 있다고 해도, 외부 계기로 인해 주의가 산만해지면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연구 결과를 보면 간호사들이 1회 투약할 때 사람으로 인한 방해 노출 횟수가 5~10건에 이른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처즈는 ‘투약 조끼’를 입자고 제안했다. 투약하는 간호사가 방해 금지 표시로 밝은색 조끼를 입자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반발도 많았지만, 테스트 결과가 나오자 조끼의 위력이 명백해졌다. 투약 조끼를 입은 병동에서 투약 오류가 47%나 감소한 것이다. 이후로 많은 병원에 투약 조끼가 확대되었고, 다수의 병원을 조사한 결과 3년간 오류율이 88%나 감소했다.
우리 일상에서도 집중력을 요하는 일을 할 때 방해를 받으면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환경은 너무도 많은 방해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 보통은 공간을 잘못 활용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공유와 협업을 위해 칸막이 없는 사무실이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연구 결과 그런 사무실은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딴짓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딴짓이 인지력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하면 우리도 투약 조끼 같은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무실 책상에 “지금은 집중해야 하니 잠시 후 다시 찾아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방해 금지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 이 카드를 의자 뒤나 모니터에 붙여 놓으면 헤드폰을 쓰는 것보다 확실하게 초집중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만약 집에서 일하는 경우라면 (요즘 재택근무가 많이 늘었다) 더욱 분명하게 방해 금지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 내 아내는 원치 않는 외부 계기를 차단하기 위해 아마존에서 눈에 확 띄는 머리띠를 싸게 샀다. 이 ‘집중의 왕관’에 달린 LED가 머리 위에서 빛나면 무시하려야 무시할 수 없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아내가 왕관을 쓰고 있으면 가족들은 긴급 상황이 아닌 이상 방해하면 안 된다는 걸 안다. 효과 만점이다.
조끼도 좋고 모니터 카드도 좋고 왕관도 좋으니, 다른 사람 때문에 생기는 외부 계기를 차단하려면 방해받기 싫다는 뜻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동료나 가족이 우리의 집중력을 해치기 전에, 일단 멈추고 꼭 그럴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볼 것이다.
집중력을 지배하고
원하는 인생을 사는 비결
참고 : 책 <초집중>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