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들어서며 느낀점

 

마냥 사회초년생, 회사 막내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이제는 ‘막내가 아니다’라는 걸 실감할 때가 있다. 회사에서 후임(후배)을 맞았을 때, 내가 기존에 하고 있던 일을 넘겨줄 때나 굳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사회에서 알게 된, 나보다 나이가 아래인 친구들을 알게 됐을 때 이들에게 내가 살아온 경험을 이야기할 때다.

 

물론 이들과 대화할 때 마냥 즐거운 이야기만 나눌 수는 없다. 생각의 차이가 있을 땐 ‘왜 저렇게 생각하지?’하며 내심 ‘라떼’를 찾기도 하고 예의를 따져보기도 한다. 종종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기도 하는데, 그러다 문득 ‘아차! 이러면 꼰대 짓이지!’하며 나 자신을 진정시킨다. 지난날 나 역시 사회에서 만난 선배들의 불합리한 지시와 태도에 힘든 경험이 있었음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책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에 나오는 ‘꼰대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파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꼰대의 정의는 무엇인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본인의 생각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고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는데 그 생각을 알려 주려는 사람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이 많은 OB들만 꼰대일까? 무논리와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결합하면 모두가 꼰대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꼰대에 대처하려면 ‘내가 오늘 꼰대 짓을 한 게 아닐까?’ 반성해야 한다 그래서 (잠재적 꼰대 후보생인) 나부터 벽보고 진지하게 반성한다.

 

이 구절에서 ‘잠재적 꼰대 후보생’이란 말에 눈을 떼지 못했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상대방에게 내가 경험했으니 내 방식대로 해보라며 강요하지는 않았는가?’ 그리고 ‘나이가 들어 이런 것도 모른다고 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에 괜히 어깨에 힘을 주고 아는 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는가? 그러고 보면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철없는 아이에서 ‘진짜 어른’이 돼가는 과정의 또 다른 이름이지 않나 싶다.

 

참고
1) 어른이 되면 알게되는 사실, 웃긴대학(링크)
2) 썸네일 이미지 출처 : [밥묵자] 집나간 아내가 1년만에 돌아왔다 (feat. 신봉선), 꼰대희 유튜브 채널(링크)
3) 뼈 있는 아무말 대잔치, 신영준·고영성 저, 로크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