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남자의 공부 조언

 

국내 최고의 대학에 합격한 사람들의 수기를 보면,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걸’이라는 상반된 생각이 교차한다. 하지만 금방 생각이 달라진다. 합격자들이 말과 글로 남기는 실천 비결은, 내가 하면 잘 안 될 것 같다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윗글을 쓴 사람은 자신의 합격 비결로 크게 2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바로 책임감이었다. 글쓴이의 서울대 의예과 합격은 모두가 흔히 아는 고3 시절의 성과가 아니라, 20살 이후 뒤늦은 결심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의 결심은 ‘안되면 그만’이 아니라 결심을 목표로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이에 대한 부담은 모두 스스로 몫으로 돌렸다. 글쓴이는 자신의 수기에서 ‘좋은 멘토를 찾아 좋은 조언을 들을 시간에 굳은 의지를 갖추고 죽이 되는 밥이 되든 책상에 앉아 책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평생 습관으로 붙여야 할 공부건, 시험의 합격을 위한 공부건 모두 타인이 아닌 ‘자신과 싸움’이 먼저다.

이런 책임감과 ‘하면 된다’라는 불타는 의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크기로 지속하는 건 불가능하다. 인간의 의지력은 믿을 만한 게 못 된다. 이미 우리 각자는 삶을 살면서 축적해온 습관, 그리고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돌아가는 외부의 상황에 크게 휩쓸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럼 나의 의지력은 그저 ‘눈 깜빡할 새’ 지나가는 마음의 작용일 뿐일까? 글쓴이도 그렇고 수많은 전문가들이 의지력을 지속 가능하게끔 도와줄 ‘환경’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환경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1) 눈에 띄게 만들어보자
샌프란시스코의 한 병원에서는 투약 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에게 ‘투약 조끼’를 입힌다고 한다. 약을 나눠주거나 투약을 할 때 주변 동료들의 질문이나 환자들의 요구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약을 나눠 주러 복도를 가는데 누가 갑자기 간호사를 부르는 경우, 순간 그 간호사는 자신이 어느 환자에게 어떤 약을 투여해야 하는 지 잊어버리게 된다. 이는 자칫 환자의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다. ‘투약 조끼’처럼 성취해야 할 목표, 오늘의 할 일을 눈에 띄게 적어 놓고 딴짓을 할 때마다 상기시켜보자. 이는 할 일을 해야 할 경우와 반대인 하지 말아야 할 경우에도 해당한다. 한창 일(또는 공부)을 하고 있는데, 주변 상황에 방해받기를 꺼린다면 일정 시간만큼은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눈에 띄게 붙여놓고 딴짓을 유발할 수 있는 외부의 접근을 미리 막는 것이다.

 

2) 마감 시간을 설정하자
한 대학 교수진이 학생들에게 설문을 작성해오면 5달러를 보상으로 주겠다고 말했다. 대신 학생들을 2그룹으로 나눴는데, 한 그룹은 기한을 정해주지 않았고 한 그룹은 5일이라는 데드라인을 정해줬다. 데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은 학생들은 전체의 25%만 설문지를 작성했다. 하지만 데드라인을 정해 준 학생들은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비율로 설문지를 작성하고 보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데드라인은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단기간’에 성취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데드라인의 핵심은 과연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기한을 정할 수 있느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데드라인은 주로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의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기한도 없다. 자신의 공부 성취도를 가늠할 기회를 만들어 그날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기한 내 성공하면 자신에게 보상을 주거나 실패하면 벌금 등으로 자극을 주는 것은 어떨까?

 

앞에서 언급한 2가지 환경설정에 선행돼야 할 것을 덧붙이자면 바로 적어도 공부를 하는 동안, 무언가에 집중하는 동안만큼은 스마트폰을 멀리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알림 그리고 시시각각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기 바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은 우리의 뇌가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전혀 보지 않고 살 순 없을 정도로,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틈틈이 머리에 떠오르는 메모도 스마트폰으로 할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더 주어진 상황에 언제까지 ‘의지박약’을 탓할 순 없지 않은가. 이 글이 인용된 커뮤니티의 제목 ‘완벽한 남자’를 더는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건, 위와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고>
1) 완벽한 남자의 공부 조언, 웃긴대학(링크)
2) 스위치·자신있게 결정하라, 칩 히스·댄 히스, 웅진지식하우스
3) 썸네일 이미지 출처 : SKY 캐슬, JTBC(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