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 어느 나라에 욕심 많은 임금이 있었다. 어느 날 하루는 거짓말쟁이 재봉사와 그의 친구가 임금을 찾아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옷을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한다. 이 옷은 아주 신기한 재질로 만든다고 하는데, 그 재질은 바로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것이라고 하였다. 임금은 기뻐하며 그 둘에게 작업실을 내어주었고, 신하들에게 두 사람이 작업하는 것을 살펴보라고 말한다. 신하들은 아무리 보아도 그들이 만드는 옷이 보이지 않았다. 자신들의 어리석음이 탄로날 것을 두려웠던 신하들은 그저 임금에게 “멋진 옷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보고만 할 뿐이었다. 시간이 흘러, 재봉사는 임금에게 옷이 완성됐다며 입어볼 것을 권했고 임금 역시 보이지 않아 당황스러웠지만 자신이 어리석은 임금이 되는 것이 두려워 옷이 보이는 척한다. 결국 임금은 벌거벗은 상태로 행진을 하는데, 이것을 본 한 아이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소리치자 모두 진짜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허영심 많은 임금님 앞에 나타난 거짓말쟁이들. 그리고 이를 알면서도 바른말하기 두려웠던 신하들은 침묵하거나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한다. 나쁜 상황은 결코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들만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다. 그런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하고 있는 이 동화에 대한 재해석 트위터(위 사진)에 나온 내용도 그럴듯하다. 왕은 백성들이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과감하게 새 옷을 입고(실은 벌거벗고) 퍼레이드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어리석었던 왕이 알고보니, 딴엔 나름 백성들을 신뢰하는 ‘성군’이었던 셈이다. 속으로 자신은 아무리 봐도 옷이 보이지 않으니 ‘바보’인가보다 인정한 상태에서 백성들은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면 이 동화는 권력 앞에서 진실을 이야기 못하는 세태를 꼬집은 것이 아닌, 훈훈한 감동스토리로 대대손손 이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머리가 굵어지면서 어린 시절 매우 당연한 것이라고 믿었던 동화 스토리를 다른 방향으로도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가 정의롭다고 믿었던, 또는 연민의 감정을 느꼈던 주인공들은 그저 긍정적인 캐릭터였을까? 혹은 악당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캐릭터들은 어떻게 악당이 될 수 밖에 없었을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트위터 캡처물은 한 개인이 굉장히 복잡다단한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참고 <발가벗은 임금님 재평가.jpg>, 웃긴대학(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