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혈연관계’로 맺어졌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돼버린지 오래다. 제아무리 같은 부모 아래 태어난 형제 자매일지라도 돈 문제나 재산 등으로 갈라서면 남보다 더 못하다는 걸 우리는 숱하게 봐왔다. 심지어 부모와 자식관계도 마찬가지다. 자녀의 유명세 이용해 자신들의 빚 문제 등을 해결하고, 자녀에게 계속 금전적인 것을 요구해 결국 의절까지 했던 일부 연예인들의 사연에서, ‘어떻게 저럴 수가!’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 올라온 위 사연(사진)도 마찬가지다. 유년시절 어머니와 자신에게 상처를 준 것도 모자라, 난치병을 앓고 있는 동생에게 괜한 기대만 심어주게 하고선 또 한번 더 마음에 상처를 줬다. TV까지 나와서 어렵게 자신의 속사정을 이야기한 동생은 블라인드 너머 방송에 출연한 형을 보며 더 이상 형을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결심하기까지 ‘그래도 가족인데, 그래도 가족인데…’하며 스스로를 달랬을 모습을 생각하면 너무 서글픈 현실이다.
다시 말해, 동생의 상처가 이렇게 깊어진데에는 앞에서 언급한 ‘그래도 가족인데…’라는 의식 때문이라고 본다. 형이 가족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몹쓸짓을 한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같은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은 이유는 아직 우리 사회공동체에서 갖춰야할 ‘안전망’이 약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최근에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정인이 사건’ 역시 오늘날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 각자에게 되묻고 있다. 아무쪼록 TV에서 정말 어렵게 자신의 가족사를 털어놓고 몸의 병 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치유받길 바라는 동생이, 현재 자신을 가장 아껴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가족이 아니라도 좋다)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받길 바란다.
참고
1. <가족이라도 거를 사람은 걸러야 함.jpg >, 웃긴대학(링크)
2. 최홍림 오열 “母, 형 폭력에 3번 극단적 시도” 30년 의절한 형 용서 거절(아이콘택트)[종합], 스포츠조선(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