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더 많은 따봉을 받고자 하고, 모임에서 주목받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우리는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따라서 실제로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일 잘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다. 그럼 어떤 사람이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을까?
1) 속도의 달인
똑같은 일을 하는데 누구는 1시간이 걸리고 누구는 20분밖에 안 걸린다. 누가 일 잘하는 사람일까? 당연히 20분 만에 해내는 사람이다. 속도는 업무 숙련도를 가늠하는 기준이다. 더 빨리한다는 말은 더 숙달되었다는 말이고, 그런 만큼 더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게 된다. 직장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이 되겠지만, 건당으로 일을 받는 프리랜서라면 속도가 곧 수익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요즘 배달 대행의 경우 속도가 빠른 사람은 월 4~500 이상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속도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마감을 지키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마감 엄수는 프로의 기본이다. 마감을 어기는 일이 잦으면 신뢰를 잃게 되고, 당연히 일 못 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때로는 결과물의 퀄리티보다 마감 준수가 더 중요한 경우도 있다. 사실 그런 일이 더 많다. 그래서 제 속도에 일을 마치는 사람은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2) 협상의 달인
이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혹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협상을 통해 이를 해결한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다른 팀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해보자. 공식 회의에서 다른 팀의 협조를 요청하면, 다른 팀이 ‘당연히 도와드려야죠’라며 반기고 나설까? 절대 아니다. 그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고, 빠듯한 업무가 있다. 이런 논의를 공식 석상에서만 진행하다 협조해주지 않는다고 불평해봤자 “얘가 나 안 도와줘요”라고 징징대는 꼴밖에 안 된다.
이럴 때 협상의 달인은 어떻게 행동할까? 그들은 공식적인 협의 이전에 비공식적으로 상대방과 협의한다. 이때 중요한 자세가 ‘역지사지’다. 우리를 지원해야 할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상대방의 사정을 충분히 공감한다. 나아가 공식 석상에서는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상부상조의 미덕도 발휘할 수 있다. ‘이번에 도와주면 다음에 우리가 도와줄게’ 이렇게 약속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부드럽게 협상을 이끌 수 있다. 괜히 국제 관계에서 비공식 협상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 아니다. 이는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3) 소통의 달인
소통의 달인이 되는 비결의 핵심은 다양한 소통 방법을 시의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꼭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만 소통이 아니다. 대면, 서면, 전화, 이메일, 메신저까지… 소통의 달인은 이 모든 방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예를 들어 상사가 기분이 나쁠 때는 얼굴 보며 보고하는 것보다 논리적인 서면으로 보고하는 게 훨씬 낫다. 글로 설명하기 애매한 사항이라면 전화로 통화하는 게 훨씬 빠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항목이 많고, 개별적인 데이터를 살펴봐야 한다면 전화보다 이메일이 훨씬 합리적이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소통하는 방식을 갖고 있으면, 협업 속도가 넘사벽으로 상승한다.
물론 소통 방식의 다양화 이전에 기본적인 소통 능력, 즉 말이 통하는 점도 중요하다. 말귀 못 알아먹는 사람만큼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이 없다. 했던 얘기 또 하고, 기껏 얘기했는데 문제 생기고, 이러면 자주 부딪히지 않는 중요도 떨어지는 일만 맡게 된다.
4) 수율의 달인
수율이란 투입 대비 산출을 의미한다. 사실상 세상 모든 일에는 수율이 있다. 물건을 만들려면 원자잿값이 필요하다. 여기에 인건비, 시설비 그리고 시간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렇게 따져서 이득이 나면 전부 성공일까? 만약 한 달 동안 100만 원 정도 투입했는데 결과물이 110만 원밖에 안 되면 사실상 손해라고 봐야 한다. 편의점 알바를 뛰어도 한 달에 10만 원은 넘게 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수율을 이해하고 일한다. 지금 하는 일이 수지타산이 맞는지 잘 따져볼 줄 안다는 말이다. 딱 봐도 쥐꼬리만 한 이득이 있는 일에 종일 매달려 있는데, 그걸 보고도 빡치지 않을 고용주는 없다. 영화계에는 들어간 시간과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해서 제작비의 2배를 벌면 본전, 3배를 벌어야 성공이라는 말이 있다.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자기 몸값의 3~4배를 버는 게 일 잘하는 직원이다.
5) 우선순위의 달인
솔직히 업무 과다에 시달리지 않는 직장인이 있을까? 다들 일에 파묻혀 산다. 해도 해도 안 되면 결국 포기하고 내일의 나에게 미루는 경우도 있다. (차마 남에게 미룰 순 없지 ㅠㅠ) 학교와 회사의 결정적 차이는 방학이 없다는 것이다. 학교는 학기마다 수업마다 끝이 있다. 직장인은 끝이 없다. 일하다 보면 일이 끝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일을 완수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중요한 일부터 먼저 처리해야 한다. 특히 ‘가짜 일’을 피해야 한다. 가짜 일이란 시간만 허비할 뿐 영향력이 없는 일을 말한다. 즉, 수율이 형편없는 일이다. 가짜 일을 하느라 중요한 일을 처리하지 못하면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우선순위의 달인이라고 봐도 좋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6) 리더십의 달인
말해서 무엇하랴. 리더십은 일 잘하는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우선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는 관리자의 리더십을 알아보자. 단순히 직원들이 제대로 일하는지 감시하는 사람은 리더가 아니다. 그건 말 그대로 관리자 혹은 감시자이다. 진정한 리더는 조직원이 기본적으로 가진 능력보다 더 큰 결과를 내도록 이끌어야 한다. 팀원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내거나, 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해 결과를 향상하거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감독만 바뀌었는데 갑자기 성적이 고꾸라지는 스포츠팀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왜 반대 경우는 잘 없죠 ㅠㅠ?) 리더가 이렇게나 중요하다.
그럼 부하 직원의 리더십은 뭘까? 자율성을 가지고 업무를 바라보는 것이다.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무언가 성과를 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흔히 알아서 하는 직원이 이런 직원을 말한다. 시키지 않아도 더 나은 성과를 가져오는 사람이라면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칭호가 당연하지 않을까? (물론 시키지도 않은 일을 벌여서 문제를 일으키면 곤란하다. 그런 상황을 판단할 수준이 안된다면 일단 기본적인 실력부터 키워야 한다)
7) 스킬의 달인
이 사람들은 기술자로 불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엑셀에 능하다고 해보자. 누군가 엑셀 함수가 꼬여 끙끙 앓고 있으면 누군가 와서 이렇게 말한다. “A한테 가보세요. 도사예요.” 그런 사람을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누가 일 잘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업무 돌아가는 상황을 잘 파악하는 것도 좋다. “이거 어디서 처리해요?”라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여기 가서 해보세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이라면 사람들로부터 무수한 도움 요청을 받게 될 것이다.
사실 앞서 소개한 유형은 쉽게 달성하기가 힘들다. 숙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리더십이나 전략은 통찰력에 업무 노하우까지 더해져야 해서 단기간에 이루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스킬의 달인은 다르다. 당신이 맘먹고 파고들면 3개월 만에 엑셀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정말 달인이 아니더라도 조직에서 엑셀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는 데는 충분하다. 엑셀이든, PPT든, 동영상 편집이든 요즘에는 유튜브에서 다 배울 수 있다. 그러니 하나만 붙잡고 스킬의 달인이 되자. 일 잘하는 직원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참고
1) 책 <직장 내공>
2) 책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