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토스트는 간식일까, 끼니일까? 올 초에 한 트위터에서 시작된 이 투표에 27,359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이삭토스트가 간식이라는 사람이 55.9%, 끼니라는 사람이 44.1%가 나왔다. 결과만 보면 간식의 승리이긴 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의견이 쏠리지 않는 첨예한 대립을 보여주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삭토스트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처럼 첨예하게 갈린다는 점은 한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왜 누군가는 이삭토스트를 간식쯤으로 여기고, 누군가는 끼니라고 생각하는 걸까? 사람마다 식사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삭토스트 하나에 배부른 사람도 있고, 그걸로는 성에 안 차는 사람도 있다. 이걸 생각해보면 의견이 갈리는 게 오히려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모두가 이삭토스트를 끼니 혹은 간식으로 여긴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닐까?
우리는 세상의 많은 것들이 ‘상대적’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의외로 많은 것들이 상대적이다. 대표적으로 ‘정의’가 그렇다. 정의는 상대적일까 절대적일까? 많은 사람들이 정의는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절대적으로 올바른 도리가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정의에는 시대, 지역, 사회라는 맥락이 따른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50년 전만 하더라도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이었다. 전후에 인구가 너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회 역량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결국, 국가에서는 산아제한 정책을 폈고 “덮어 놓고 낳다 보면 거지 꼴을 못 면한다.” 같은 표어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아이를 많이 낳는 게 미덕이 되었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인구 절벽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서 정의로운 일은 달라진다.
정의뿐만이 아니다.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들이 세상에는 매우 많다. 오히려 절대적인 것이 더 적다. 예를 들면 과학이 그렇다. 엥? 과학이 절대적이 아니라고? 과학철학자 칼 포퍼는 과학이란 ‘반증 가능성’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증될 수 있어야, 다시 말하면 틀릴 수 있어야 과학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상대성 이론은 과학이다. 왜냐하면 상대성 이론이 틀렸다는 증거가 나오거나, 이를 뒤집는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면 틀린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MBTI 같은 경우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적당한 해석만 붙으면 그 사람의 성격이 될 수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셈이다. 따라서 절대적으로 올바르면 과학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과학의 조건이 된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이 상대적이라는 걸 이해하면 보다 포용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나만 옳다’라는 아집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간혹 정치적인 사안이 대립하는 걸 보면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기꺼이 확증 편향에 빠지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대립하는 각종 사안들은 매우 복잡한 요소가 촘촘히 엮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황에 따라 맥락에 따라 찬성과 반대가 나뉠 수밖에 없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이 나뉘는 게 건강한 민주주의라고 봐야할 것이다. 투표 결과 찬성 100%가 나오는 나라는 독재국가밖에 없다.
그러니 누군가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상황과 맥락을 한 번쯤 따져보자. 그러면 상대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아가 상대를 더 잘 설득할 수 있는 전략도 떠올릴 수 있다. 그렇게 이해와 설득이 이뤄진다면, 오늘날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극단주의를 조금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세상을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간식인지 끼니인지 싸우지 말고, 그럴 시간에 하나라도 더 먹자!)
참고 : 27000명 돌파한 이삭토스트 난제.jpg, 인스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