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기계가 부러울 때가 있다. 마감시간이 다돼가는 경우 시간에 쫓기고 있음에도 ‘될대로 되라’며 5분만 더를 속으로 외치며 침대 위를 뒹굴고 있는 나를 본다. 지금 당장 해놓으면 여유로운 미래가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잘 안된다. 만약 기계라면 이런 쓸데없는 번민없이 하기로 한 작업을 묵묵히 수행할 것만 같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는 위 게시글을 보며 든 생각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에 일정 시간 일을 하고 나면 지친다. 체력은 있는데, 이 체력을 ‘일’에 쏟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독자들은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다시 원래의 컨디션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하는가? 게시글을 쓴 사람은 멍하니 아무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잠시라도 의식적으로 머릿속을 가득채우는 생각(주로 걱정이라고 표현한다)을 비워보는 거다. 하지만 쉽지 않다. 눈을 뜨고 있으면 내가 바라보는 곳을 향해서든 아니면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외부의 정보들이 들어오기에 관련된 상념들이 기포처럼 저절로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른다.
따라서 요즘은 ‘잠’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마음의 힘이 없을 때 그런데 또 이대로 잠들기에는 아쉬울 때의 상태가 힘들다. 그럴땐 어떻게든 지친 자신을 달래며 눈을 붙인다. 다행히 자고 나면 ‘하기 싫은 마음’은 사라지고 다시 무언가를 해보자며 몸이 절로 움직인다. 정해진 시간에 맟줘 직장으로 출근을 해야할 때는 미처 의식하지 못했는데, 하루 24시간을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다 관리해야하는 상시 재택근무체제에서 수면시간 확보는 일상을 구축하는 중요 토대 중 하나가 됐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고단한 일상에서 나름의 쉼표를 찍는 순간 순간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 <사람이 너무 지쳐버리면..jpg> 웃긴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