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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에는 크게 두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비행 중인 항공기 따위에서 사람이나 물건을 안전하게 땅 위에 내리도록 하는 데 쓰는 기구다. 또 하나는 채용이나 승진 따위의 인사에서. 높은 직급에 있는 사람이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입사를 하거나 승진을 한 사람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서 ‘낙하산’은 두번째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위와 같은 보도가 나오면 대중은 신경을 곤두세운다.

 

최근 한 대기업의 회장 아들이 해당 기업의 자회사로 입사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댓글들의 반응은 썩 좋지 못했다. 3년 후엔 임원 급으로 승진을 할 것이라는 둥, 일반 사원들인 눈치를 볼 것이라는 둥, 부정적인 댓글이 많았다.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몇백 대 1읠 경쟁률을 뚫고 겨우 입사하는 일반인들에 비해 이들의 행보는 지나칠 정도로 탄탄대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회자되고 있는 인물은 대중의 인정을 받고 있었다.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슈퍼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시게루’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77년 대학 졸업 후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아버지의 친구였던 야마우치 히로시의 장난감 회사인 ‘닌텐도’에 취업을 하게 된다. 당시 닌텐도는 우리 돈으로 약 700억원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개발한 게임기조차 제대로 팔리지 않아 경영 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회사는 재고 기기에 넣을 게임 아이디어를 공모했고 시게루는 여기에 뛰어들어 첫 게임인 ‘동키콩’을 개발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게임기는 날개 돋친 듯 팔렸고 회사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게임 개발자로서의 재능을 자각한 시게루는 이후 ‘슈퍼마리오’와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을 잇따라 만들어 내면서, 일본 기업 닌텐도를 글로벌 게임사로 끌어올렸다. 그의 활약은 지금도 진행중이며 닌텐도는 올해 ‘모여라 동물의 숲’을 출시, 코로나19 상황 속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야모토 시게루의 일화를 보면서 진짜 그 회사에서 필요한 일을 ‘제때’ 수행하고 회사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함을 상기했다. 이 게시글에도 ‘낙하산이 일을 잘할 땐 특채라고 부르더라 ㅋㅋㅋㅋ’ 는 글이 달렸다. 그렇다면 내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위 사례에서 보다시피 시게루는 게임 개발자의 자격으로 입사한 것이 아니었다. 입사 후 3년간은 동료들의 업무를 지원해주는 위치에 있었다. 그리고 인형극과 애니메이션, 만화그리기에 관심이 많았다. 알게 모르게 쌓인 그의 재능이 ‘게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한 데 모아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각자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활동들이, 지금 당장 회사 업무에 써먹지 못한다고 해서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혹시 종이와 펜이 있다면 내가 가장 자신있게 잘하는 모든 활동들을 적어보자. 그리고 그 흩어져 있는 활동들의 공통점을 발견해보자. 회사에서 필요한 실력으로 나타날 지도 모를 일이다.

 

참고 <아버지빽으로 회사들어온놈.jpg> 웃긴대학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