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도 찾아본다는 지식iN 레전드 답변

 

29살 백수라는 여성이 지식iN에 질문을 올렸다. 보는 내내 갑갑함이 몰려오는 질문이었다.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암울한 상황인데, 어디서부터 극복해나가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학습된 무기력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런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반갑습니다 ^^

 

요즘 백수들 많아요..

 

너무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마시고..

 

소중한 자신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 가보세요..^^

 

그래도 다른 백수들보다 나은점이 많네요..

 

아버지가 퇴역군인이시면 평생 월급 받으시면서

 

나름 안정되게 사시고 계실것이고..

 

잘은 모르지만요..

 

님이 40만원이라는 용돈도 받아 쓰시고..

 

————————————————-

 

서론이 길었습니다.

 

일단..지금의 이 상황을 바꿔보자..

 

이런 마음이 있으신거죠???

 

그럼…

 

세수부터 하세요..

 

씻으시고..

 

저 장롱안에 넣어둔 예쁜옷 찾아 입어보세요..

 

아마 상당히 어색하고 혹시 ..

 

집에만 있으면서 살이라도 불었으면

 

잘 맞지도 않는 옷에 흥이 또 깨지겠지만..

 

나름..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는 잣대가 조금은 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세수 하시고 옷찾으셨으면…

 

입으시고 밖에 나가세요..

 

무조건 나가세요..

 

어디로 가냐고요????

 

가장 번화가가 있는 곳으로 가세요…

 

그냥 가셔서 ..

 

뭐 한 1만원 가지고 가셔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이리 저리 돌아다니면서 사람구경도 하고..

 

나름대로 거리를 걸어다니면서 운동도 되고…

 

절대로 집에 오지 마시고…

 

한참 그렇게 놀다고 오세요..

 

혼자서..

 

그러다가 심심해 지시면

 

혹시 예전 친구들 기억나면 전화 해보세요..

 

만나줄지 안 만나줄지..그런 걱정마시고..

 

친했던 친구 있으면 전화해보세요..

 

그리고 만나기도 해보시고요..

 

이렇게 하루 하루 며칠 보내보세요…

 

그리고 돈이 없으면 집에서 다시 타세요..

 

아마 아버지께도 용돈 더 주실 지 몰라요..왜냐…

 

집에만 있는 아이가 밖에 나가고 씻고..

 

뭔가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니까…

 

뭐하느냐고 그렇게 다니냐고 하실 수 있지만

 

그래도 내심 기대하시면서 주실 수 있어요..

 

이렇게 며칠 보냈으면

 

이제 하루만 일찍 주무시고…

 

새벽 네시에 일어나세요..

 

자신없으면 밤새시구요…

 

혹 집이 대도시면 좋겠는데 서울이라면 더 좋구요..

 

4시에 지하철 역으로 가세요..

 

그리고 1, 3호선을 타세요..2호선도 좋구요..

 

그렇게 한바퀴 쭉~~도세요.

 

뭐가 보이느냐면요..

 

요즘같이 추워지는 날에는

 

두꺼운 옷 잘 바쳐 입은 나이지긋하신 분들이 까득 타고 계세요..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그렇게 꽉 차요..

 

그분들 어디가시는 줄 아세요..???

 

다들 먹고살기 위해 일하러 가세요..

 

제가 24살때 제대하고 양천구 국제 우체국에서 4개월정도 밤9시부터 새벽 4시정도까지 알바를 했어요..

 

퇴근할때 5시 못되어서 첫지하철 타니까..

 

깜짝 놀랐어요..

 

사람이 가득해서..

 

다들 일하러 나가시는 바쁘게 사시는 분들 보고 ..

 

저는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7시 정도 아니 6시 30분 정도 되면요…

 

지하철 역바깥쪽이나 안쪽에 김밥 파시는 분들 많이 계셔요..

 

샌드위치 파시는 분들도 있구요..

 

젊은 사람들 꽤 많아요..

 

아시겠지만…그거 팔려면 새벽완전 새벽부터 일어나서 싸야하든가 아니면 잠 못자던가 그래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참 많아요..

 

님은 용돈 주시는 부모님이 계셔서

 

아직은 굶지 않을지 몰라도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 새벽부터 잠못자고

 

오늘 하루 벌지 않으면

 

손가락만 빨고 있는 새끼들이 눈에 밟혀서

 

게임하면서 놀면서 우울하면서 보내는

 

나름의 사치?? 를 즐길 여유가 없어요..ㅠㅠ

 

자…이제 아침이네요…

 

배고프시면 아까 새벽에 본 김밥 청년이나 아줌마한테 한줄 사셔서 드세요..

 

그리고 도서관을 가세요…

 

공부하러 가라는게 아니에요..

 

가보면 뭔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자리가빽빽해요..

 

자리를 빨리 잡겠다고 부랴부랴 왔지만 자리 없어서 다른 곳으로 가는 학생들, 아저씨들, 청년들..

 

뭐가 그리 바쁜지…귀에는 뭘 꼽고…앞만 보고 걸어가요..

 

그들이 왜그러냐구요..

 

살려구요..

 

세상의 냉혹함과 세상의 현실을 빨리 알았으니…

 

이제 도서관도 구경했겠다…

 

어디갈까요??

 

여러 시장들이 많이 있죠?? 아직 오전이니까..지금가도 사람들 많이 있을 거에요..

 

쭉 둘러 보세요..

 

수산물 시장도 가보시고요..

 

완전 싱싱한 해산물이며 이것저것 볼것들이 쏠쏠해요..

 

구경하시면서 느끼실 거에요..

 

세상이 참 시끄럽고 복잡하고..

 

와..다들 바쁘구나..

 

그들이 왜 그렇게 살까요??

 

아둥 바둥…

 

다 구경하셨죠..

 

그럼 이제 서울역에 가보세요…

 

아직까지 잠에서 덜깬 노숙자 아저씨들 많이 있어요…

 

보면서 느껴보세요…

 

왜 저렇게 살까…

 

참…..ㅠㅠㅠ

 

그게 님이 안된다는 보장이 없는 현실이에요..

 

기력이 없고 우울하다 하셨죠…

 

집에만 있으니시까 그래요..

 

세수도 안하고..

 

집에서 컴 앞에만 있으니 그래요..

 

세수하고 어디든지 나가세요..

 

그런 쫘~~돌았으니…

 

이제 나름 잘 차려 입어보시고..

 

백화점에 가보세요..

 

우와….~~ 왜이리 비까뻔쩍인지..

 

쫄아드는 자신을 느끼실 거에요..

 

당당하게 멋지게 지나가는 동갑처럼 보이는 아가씨들 있죠?

 

부럽죠??

 

이제 ..집에 가세요…

 

오늘 하루 새벽부터..쭉 ~~ 돌았으니..

 

하루를 정리해보세요..

 

그리고 내일 하루를 다시 맞이 할텐데..

 

님이 결정하세요..

 

세수 안하고 계속 용돈 받으면서 40만원으로 이리 저리 라면먹으면서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맞이하고

 

그렇게 인생을 계속 보내실 것인지..

 

당장 내일 부터 어떻게 살까…고민해 볼 것인지…

 

결정하세요..^^

 

결정이 어렵지 않을거에요…

 

그리고 나름 결정이 내려 졌으면 부모님 찾아가세요..

 

지금껏 이렇게 살았는데..

 

도저히 이렇게는 못살겠다…도와달라..

 

아마 부모님이 제일 반기시면서 뭘 도와주랴 하실거에요..

 

다시 공부를 하실거면 하세요..

 

직장을 알아보실 거면..알아보세요..

 

대우좋고 좋은 월급 기대하시면서 찾지 마시고…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보세요..

 

보수가 작아도 되요..

 

그 일하면서 다시 느껴 보시는 거에요..

 

내가 노력하면 준비더하면 더 잘 할 수 있는데..

 

이러고 있다…

 

그때 다시 준비하세요…

 

29 많다면 많고…적다면 아직 어려요..

 

얼마든지 무슨일을 하더라고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어요..

 

포기 하지 마시고..

 

여기 저기 도움을 요청하시면서

 

삶을 조금씩 바꿔 나가 보세요..^^

 

좋은 결과 있길 바래요..ㅋ

 

————————————————-

 

이 정도면 돈 주고도 받기 힘든 조언이 아닐까 싶다. 답변에 정성이 가득하고, 경험도 묻어나온다. 무엇보다도 상대방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이 깔려있다. 똑같은 결론이어도 일침 날리듯 따끔하게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상대방의 어려움을 헤아린 듯 글 전반에 따뜻함이 가득하다. 어찌 보면 질문자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에게 공짜로 이런 조언을 들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답변 내용도 감동적이었지만, 스샷에 나온 질문자 인사도 감동적이었다. “지금 저는 피시방에서 알바 뛰고 있구요. 주독야경합니다.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 피방에서 일하는 중이에요. 감사합니다!” 정말 답변에 적힌 대로 작은 것부터 삶을 바꿔나가는 모습이었다. ‘이런 게 사람을 살리는 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과거에 이 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던 적이 있다. 처음 인터넷에 윗글이 돌아다니던 시절에 나 역시 백수였다. 뭘 해도 안 될 것 같았고, 뭘 해야 할지 막막한 시절이었다. 그때 이 글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작은 일이어도 좋으니,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해보자.” 그렇게 공부도 시작하고, 알바도 하고, 취미로 글쓰기도 시작했다. 성공한 사람이 보기엔 보잘것없겠지만, 작아도 무언가 남기는 삶이 되니 보람과 희망이 생겼다.

 

작은 성공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한다. 특히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작은 성공을 경험하는 것이다. 매번 실패만 하면 사람이 주눅 들게 마련이다. 반대로 성공은 성공을 부른다. 작은 성공이 자신감을 되찾아주고,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큰 일에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 놀라울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참고 : 29살 여자백수인데요…., 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