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홍보맨은 어떻게 조직을 변화시켰나

‘관료제’. 학창시절 사회 교과서 시간에 한번쯤 들어봄직한 용어일 것이다. 관료제의 의미는 엄격한 권한의 위임과 전문화된 직무 체계를 갖고 합리적 규칙에 따라 조직 목표를 능률적으로 운영하는 관리운영체제다. 합리성이 있고 없고를 차치하더라도 계층적으로 나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많은 기업과 학교 ‘큰조직’이라고 하는 곳들이 관료제이며, ‘관료’라는 단어의 본래 의미가 전하듯 ‘관료제’의 대표적인 조직은 바로 공직사회일 것이다. 아래로는 9급 주무관부터 위로는 대통령까지 그 위계질서가 아주 정확하다.

 

 

그런데 최근 이런 공직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충주시청 홍보담당 김선태 주무관이다. 1년여전부터 충주시청 공식 유튜브(충TV)에서 B급 감성 넘치는 시정홍보 영상을 찍어올리며, 화제가 됐다. 충TV는 충주시 인구 절반 이상인 11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며, 서울시 공식 유튜브(13만명) 다음으로 제일 가는 지자체 공식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도시 인구대비로 따지자면 사실상 1위나 다름없다.

 

중앙 언론은 물론이고 tvN 등 예능에서도 그를 취재하고 인터뷰했다. 지자체 채널이 이렇게 잘나갈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한겨레 공식 유튜브 채널 한겨레TV에 나온 그는 영상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바로 앞에서 언급한 ‘관료제’의 기본인 위계질서를 과감하게 깨버린 것이다. ‘무결재 시스템’이다. 당연히 직속 상사 그리고 그 윗단계인 상사들과의 갈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김 주무관은 계속 시도했다. tvN 예능 유퀴즈 온더 블록 인터뷰에서 그는 “예쁘고 깔끔하고 정보전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시민들의) 주목을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일단 봐야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감히 상사들의 결재를 받지 않고 보고 후 바로 업로드를 한다. 대중의 눈길과 사랑을 받은 콘텐츠는 이런 과정을 통해 나왔다.

 

온라인 콘텐츠의 세계 복잡계다. 어떤 콘텐츠는 시간과 돈을 많이 들였음에도 대중의 반응이 뜨뜻 미지근하기도 하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불확실성 덩어리다. 책 <일취월장> 조직 편에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독립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자율성을 허락해줘야한다고 강조한다. 김 주무관의 업무환경이 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비록 소소한 갈등이 있었지만 실무자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실무자 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일의 즐거움과 의미를 동시에 느끼게 해줬다. 김선태 주무관을 시작으로 공직사회에 필요할 땐 ‘관행’을 과감히 깰 수 있는 조직문화가 더 많이 퍼지고 자리잡기를 바란다.

 

참고
1. <충주시 홍보맨 “유튜브 성공비결요? 결재 안받고 몰래 올리고, 혼나고 또 올리고…”>한겨레TV

 

 

2. 사진: 충TV 커뮤니티
3. <일취월장> 고영성·신영준 저, 로크미디어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