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저출산은 심각한 문제다. 2020년에는 출산율이 0.8명으로 떨어질 거라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구 절벽에 다다를 거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13년간 152조 원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계속 줄어들었다며 ‘돈 주면 애 낳겠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반면 ‘이상한 정책에 돈 쏟아붓지 말고, 제대로 퍼주고 나서 따져보자’라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그럼 출산율 상승을 위해 통장에 거액을 꽂아주는 나라는 없을까?
헝가리는 출산율이 1.45로 우리보다 높지만, 총인구가 1천만 명이 안 되고 인력 유출까지 심해 연간 4만 명씩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인구 절벽을 걱정하고 있다. 결국 헝가리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결혼하면 1,000만 헝가리포린트, 우리 돈으로 약 4,000만 원을 한 방에 주기로 한 것이다. 이는 현지 일반 직장인 2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물가와 소득 수준까지 고려하면 거의 6,000만 원을 주는 셈이다. 파격적인 정책 결과 1989년 이래 결혼 건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 헝가리의 출산 지원 정책
1) 결혼하면 4,000만 원 무이자 대출 제공 (40살 미만 초혼 여성에 한함)
2) 아이를 2명 낳으면 대출액의 1/3을 탕감
3) 3명 낳으면 대출액 전액 탕감
4) 4명 이상 낳은 여성에게 평생 소득세 면제
5)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족이 7인승 자동차를 살 경우 1,000만 원 지원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진짜로 효과를 볼지는 아직 미지수다. 저출산이 단지 경제적 어려움의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가와 문화를 망라한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봐도 좋다. 따라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할 게 아니라 저출산과 비혼을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출산에 있어서 결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혼외 출산 비율이 2.2%에 불과하지만, OECD 평균은 39.9%에 달한다. 사실혼, 싱글맘, 싱글대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산율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하고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구 감소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헝가리처럼 파격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든, 새로운 가족 문화를 받아들이든, 아니면 아예 인구 감소를 인정하고 지원 방향을 바꾸든,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참고
1) 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산 “올 출생아 27만명, 출산율 0.8명” [출처: 중앙일보] 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산 “올 출생아 27만명, 출산율 0.8명”, 중앙일보
2) [해외의 출산장려 정책] 헝가리 “아이 셋 낳으면 4천만 원, 4자녀 엄마는 평생 소득세 면제”, 베이비타임스
3) 헝가리 저출산 대책, DVDPrime
4) 출생 재고를 위한 방안의 코끼리, 혼외출산, PGR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