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가 말하는 호캉스가 인기인 이유

 

몇 년 새 호캉스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굳이 멀리 여행 가지 않고, 호텔에서 3~5일간 머물며 지내는 방식이다. 고급 서비스를 갖춘 호텔이나 풍경이 좋은 호텔이 주요 대상이다. (영미권에서는 예전부터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이라는 말로 쓰이고 있었다고 한다.)

 

 

여행 간다고 왔다 갔다 고생하고, 기껏 도착해서 바가지요금이나 뜯기는 것보다 호텔에서 고급 서비스도 이용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평소에 보고 싶었던 책을 보는 게 더 나아 보이긴 한다. 작가 김영하는 이런 장점에 더해 사람들이 호캉스를 즐기는 심리를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김영하의 말은 휴가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에게 휴가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 위함이다. 일상의 근심과 상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런 목적이라면 정말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시내 호텔로 충분하다. 조금 욕심부린다 해도 교외의 한적하고 조용한 펜션을 찾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여행과 휴가를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호캉스를 휴가라고 부를 순 있어도 여행이라 부를 순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호캉스가 무의미하다는 말은 아니다. 휴가의 목적과 여행의 목적이 다를 뿐이다.

 

 

휴가가 쉬는 데 목적이 있다면, 여행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여행은 좀 더 바쁘게 다녀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간도 훨씬 길어야 한다. 2주 정도 먼 곳의 고장에서 머물며 그곳의 문화와 향취를 흠뻑 느끼는 게 좋은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휴식을 원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실 쉬려면 집에서도 쉴 수 있다. 하지만 김영하의 말대로 집에는 근심과 상처도 함께 있다. 현대인에게 반복과 지루함은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다. 때때로 이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쉬고 싶다면 제대로 쉬자. 그런 면에서 호캉스는 최고의 휴가 방식이 아닐까 싶다.

 

참고 : 알쓸신잡3,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