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지 7일 만에 결혼한 후배

결혼을 준비하면서 깨달은 사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결혼에 관해서는 대부분 초짜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럴 만 하다. 결혼을 10번, 20번 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뭐든 많이 하면 적응도하고 노하우도 생기는데 결혼을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보질 못했다. 결혼을 전문적으로 준비하는 웨딩 플래너 같은 사람이 결혼에 대해 더 잘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도 집안과 집안 사이의 미묘한 문제까지 잘 알기는 힘들 것이다.

 

둘째, 결혼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결혼을 준비하기 전에는 뭐든 정해진 순서가 있는 줄 알았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상견례를 하고, 결혼식 날짜를 잡고, 집을 구하고 그렇게 순리가 따로 있는 줄 그런데 주변에 물어보니까 사람마다 다 다르더라. 어떤 사람은 집을 못 구해서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도 신랑, 신부가 각자 부모님 집에서 산다고 한다. (이게 무슨 결혼이지?) 어떤 부부는 남편의 전근을 예상하고 수도권에 집을 구했다가 일이 미뤄져서 주말 부부가 되었다고 한다. 아내는 다니던 직장이 친정과 가까워 그대로 부모 집에서 산다. 그래서 신혼집은 주말만 사용한다. (이게 집이야 호텔이야?)

 

나의 결혼 준비도 그다지 정상적이진 않아 보인다. 집 없어서 따로 사는 게 제일 멍청한 것 같아서 일단 집을 구하기로 했다. 집은 그렇게 잘 구했는데, 문제는 결혼식이었다. 집부터 구하고 생각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결혼식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대출을 받으려면 혼인 신고를 해야 해서 일단 식은 안 올렸지만 서류상으로는 부부가 될 예정이다. 이렇게 결혼하는 사람도 있더라. (그게 나야…)

 

다음은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만난 지 7일 만에 결혼한 후배에 관한 이야기다. 꽤 오래전에 봤던 게시물인데, 요즘 다시 보고 나니 느끼는 바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운이 좋아서 둘이 잘 맞아 다행이지, 무슨 생각으로 1주일 만에 결혼한 거지? 결혼이 우습나?’ 하지만 내가 직접 결혼을 준비하고 별의별 사례를 다 마주하다 보니 생각이 이렇게 바뀌었다. ‘저렇게 사는 결혼도 있다. 그리고 하나도 이상한 게 아니다.’

 

<러브 팩추얼리>를 보면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나온다. 우리는 일부일처제가 보편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국가가 전 세계의 44%에 달한다고 한다. 복혼제(배우자가 하나 이상인 관행)가 합법이거나 용인되는 국가도 33개에 달한다. 일부일처제 국가에서도 자발적으로 비 일부일처제를 추구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제목으로 폴리아모리(다자간 비독점적 연애)를 다뤘던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사람이 사는 방식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어떤 모습으로 사는지는 모두 개인의 자유이다. (피해를 주는 것과 불편한 것은 다른 문제다. 보기 불편하면 그냥 신경 끄면 된다) 특히 결혼은 더욱더 그렇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하기로 하는 약속이다. 그토록 내밀하고 개인적인 결정이라면 세상 누구와도 다른 방식으로 진행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고 누가 뭐라든 신경 쓰지 않길 바란다. 사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훈수 두는 사람도 결혼 경험이 많아야 2번 이하다. 그러니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행복하게 사는 것만 생각하자. 그래야 결혼 생활이 더 행복해질 거라 믿는다.

 

참고 : 이토랜드, 만난 지 7일 만에 결혼한 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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