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말은 하지 않고 다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람들. 특히 가까운 가족이나 연인들에게도 종종 그런 경향을 보인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대기업 승무원이라고 직업을 밝힌 글쓴이가 남편에게 왜 예쁘다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올라왔다. 연인 관계 속에서 소원한 적이 있다면 모두 한 번씩 읽어보자.
글을 읽어보니 왜 글쓴이가 아쉬워하는지 알 듯하다. 배우자에게 서로 건넬 수 있는 최고의 말들은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어디서 칭찬받기가 참 쉽지 않다. 그래서 서로 가까운 사이일수록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는 게 필요하다. 매일 보는 사이일수록 따로 시간을 내서 상대방의 고된 하루를 들어주고 섬세한 감정을 들여다 봐주는 건 어떨까? 사람을 웃게 하는 것도 울게 하는 것도 다 말에서 나온다. 어떤 말을 건네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관심과 애정이 전달될 수 있다.
오래된 연인일수록 상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처음 만났을 때 스파크가 일어나던 호로몬도 줄고 서로의 관계에서 생활이라는 영역에 들어서면서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으면 안 된다. 실제로 내 주위에 오래도록 사랑하는 커플들은 언제나 의식적으로 서로를 위한 시간을 떼어 놓는다. 그래야 바쁜 일상에 치여서 서로에게 서운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문학사상 최고의 로맨스 커플에는 엘리자베스 브라우닝과 로버트 브라우닝이 있다. 엘리자베스는 어렸을 적 낙마 사고로 오랫동안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아야 했다. 그러나, 당시 연하였던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오랜 구애 끝에 결국 두 사람은 결실을 맺고 네 번의 유산 끝에 아들까지 낳았다. 엘리자베스는 몸이 좋지 않았지만 사랑의 힘으로 두 사람은 15년 동안 같이 살고 그는 55세에 눈을 감았다. 엘리자베스를 한평생 진심을 다해 사랑한 로버트 브라우닝은 이런 시를 남겼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당신 옆에 있는 사람도 언젠가는 떠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소중한 순간을 붙잡고 오래도록 지속하기 위해,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처럼 사랑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두어야 하지 않을까? 인생은 너무 짧고 사랑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우리 곁을 떠날 테니까.
참고 <예쁘다는 말 안하는 남편 심리>, 블라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