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이 명품 신발을 사달라네요

 

 

우리는 늘 소비를 하며 살아간다. 소비를 위해 돈의 노예가 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진짜 필요한 소비를 하지 못하거나, 막상 소비하면서도 공허함을 느끼는 데 있다. 위 글에서 중학생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너무나도 이해가 간다. 어른인 우리도 다른 사람이 샀기 때문에 나도 사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며 구매 욕구가 솟은 적이 있지 않은가. 이 경우 욕망의 주체를 타인이 아닌 나에게로 가져올 필요가 있다. 타인의 욕망을 내 욕망이라고 착각해서 계속 소비하다 보면 내면이 채워지지 않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런 소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소비하는 진짜 이유, 내면의 욕망을 바라보기. 내가 이 물건을 사고 싶은 진짜 이유를 글로 써보며 자신에게 질문해보자. 이 물건의 감촉이 좋은 건지, 누군가에게 보여주었을 때 인정받기 때문에 사고 싶은지 말이다. 왜 나는 이걸 지금 당장 사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나에게 이것은 어떤 의미의 소비인 걸까. 아니면 이 물건을 사지 않았을 때 나에게 어떤 충격이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글로 써보는 것도 좋다. 내면의 욕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을 던지다 보면 나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사실 그 물건이 가지고 싶었던 게 아니라 다른 내면의 욕망이 채워지지 않아 소비의 형태로 대신 풀려고 했다는 것을 말이다.

 

둘째, 원하는 걸 다 가졌을 때의 상황을 상상해보기. 그 물건을 이미 사고 나서의 기분을 시뮬레이션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 순간은 행복하고 그 행복감이 며칠간 유지될 수도겠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그리고 모든 상품은 소유하자마자 가치가 떨어진다. 그 물건을 쓸 때의 경험을 소중히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걸 소유했다는 것을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셋째,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기. 내가 돈과 소비에 대해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을 친구나, 가족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사람마다 다양한 가치관과 소비패턴을 가지고 있다. ‘남이 샀으니 그냥 나도 사자’가 아니라 돈은 노동의 대가로 내 시간과 맞교환한 대상이다. 그걸 단순히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 물 쓰듯 써버린다면 나의 시간을 버린 게 된다. 윗글의 경우 부모와 아이가 명품, 돈, 소비, 친구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해서 대화를 나눠볼 수도 있다. 유대인은 미취학 아동일 때부터 기부와 돈 공부를 가르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성인이 되어서 부랴부랴 재테크 공부를 할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소비와 경제 공부, 돈에 대한 대화를 가족들과 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소비하며 행복을 느낀다. 그렇지만 후회 없는 소비를 하려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보상심리로 쇼핑리스트에 물건을 담기 전에, 한 번쯤 나의 진짜 욕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참고 <중학생 딸이 명품 신발을 사달라네요> 네이트 판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