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파이터’라는 직업(?)이 있다. 음식을 빨리, 많이 먹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로 영어로는 Competitive eater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먹방이 대식가들의 잔잔한 재미를 보여준다면, 푸드파이터는 그들을 경쟁 붙여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제공하는 스포츠인 셈이다. 푸드파이터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 식사가 아니라 전투에 가깝다. 핫도그를 먹는 건지 마시는 건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 이처럼 위대(胃大)한 사람들도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는 음식이 있다. 메뉴는 특별하지도 않다. 햄버거다. 한 요리사가 푸드파이터 도전용으로 햄버거를 만들었다는 데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진을 보면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알만하다. 사람 몸보다 더 큰 햄버거를 만들어놨으니 이걸 누가 먹을 수 있을까? 아무리 푸드파이터가 상식을 초월한 흡입량을 보여준다지만, 질량 보존의 법칙을 무시하지는 못한다…
푸드파이터에 별 관심이 없으면, 왜 먹는 것에 열광하고, 말도 안 되는 크기의 햄버거가 나와야 하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도대체 빨리 많이 먹는 게 뭐가 대단하다고? 그런데 따지고 보면 야구도, 농구도, 축구도 그렇다. 그깟 공놀이쯤으로 여기면 별 게 아닌 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러한 경쟁에 의미를 부여하고, 승부에 열광하고, 승자를 찬양한다. 그렇게 스포츠가 탄생한다.
그냥 많이 먹기가 아니라 푸드파이터가 되고, 그냥 공놀이가 아니라 세계인의 축제가 되는 것. 이 모든 것은 결국,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는 우리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평범한 일이나 생활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당신은 어떤 파이터가 되고 싶은가? 내가 될 수 있는 OO파이터에는 무엇이 있을지,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참고 : 역대 푸드파이터들이 모두 실패 했다던 햄버거.jpg, 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