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으로 한 달 식비 가능할까?

최근에 장 보고 온 게 언제인가? 영수증에 얼마나 적혔는지 기억하는가? 나는 영수증에 찍힌 금액을 보니 눈물이 나더라 ㅠㅠ. 먹고사니즘이 이렇게나 힘들다. 취업도 쉽지 않은데, 취업하고 독립하니 경제적 압박이 몰아닥친다. 과연 보통 월급쟁이가 먹고사는 데는 얼마나 필요한 걸까?

 

 

 

위는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올린 생활비 내역이다. 대한민국 월급 중앙값이 223만 원이라고 하니 위에 적힌 금액이 평범한 사람의 월급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것만 봐도 먹고 살기가 정말 빡빡하다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여기서 논란이 붙었다. 과연 20만 원으로 한 달 치 식비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사실 무작정 아끼면 더 아낄 수 있다. 라면만 먹어도 살 수는 있다. 문제는 그렇게 살다가 건강을 망치면 아끼느니만 못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몸에도 좋고 값도 저렴한 음식을 찾아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달걀, 닭가슴살도 하루 이틀이지, 먹다 보면 물린다. 게다가 사정상 외식을 해야 한다면, 한 달 식비 20만 원은 정말정말 어려운 일이 된다.

 

 

그래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회사에서 점심을 지원하고, 외식/배달 음식 안 먹고, 직접 해 먹으면 혼자 사는 경우 20만 원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 물론 그와 동시에 영양과 맛까지 챙기기는 쉽지 않겠지만, 라면만 먹고 사는 수준은 분명 면할 수 있다.

 

 

사실 이 논란에서 진짜 중요한 점은 따로 있다. 바로 ‘최소 생활 비용’이라는 개념이다.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대학생 시절 한 달에 30달러(약 35,000원)의 식비로 살 수 있는지 실험해봤다고 한다. 주로 핫도그와 오렌지를 먹고 가끔 파스타를 해먹었다. (물론 전부 싸구려다…) 그리고 한 달에 30달러로 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일론 머스크가 못 살아서 이런 실험을 한 것은 아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 비용을 알아보기 위해 한 일이다. ‘그래. 한 달에 30달러, 하루에 1달러만 있으면 먹고살 수 있어. 한 달에 30달러 정도는 벌 수 있잖아? 난 괜찮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식비 논란의 핵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것은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다. 내가 먹고사는 데 얼마까지 아낄 수 있는가? 이렇게 최소 생활 비용을 따져보면 재무적 사고와 생활력에 도움이 되는 2가지 태도를 얻을 수 있다.

 

첫째는 자신감이다. ‘한 달에 30달러 정도는 벌 수 있잖아? 난 괜찮을 거야.’ 일론 머스크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어떤 두려운 일을 만나도 쫄지 않을 수 있다. 인간은 몸과 마음은 생각보다 튼튼하다. 망한다고 죽지 않는다. 그러니 쫄지 말자. 이것만 마음속에 있어도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둘째는 장기적 사고다. 최소 생활 비용처럼 기본적인 경제 단위가 정해지면 이로부터 장기적인 저축, 투자, 소비를 따져볼 수 있다. 당장은 이런 계획이 별 효과가 없어 보이겠지만, 10달, 20달, 2년, 3년이 지나면 엄청난 차이가 되어 돌아온다.

 

치솟는 물가와 월세 때문에 요즘에는 독립하기도 쉽지가 않다. 이럴수록 필요한 것이 재무적 사고와 생활력이다. 그러니 한 번쯤 따져보자. 내가 먹고사는 데 필요한 최소 비용은 과연 얼마일까? 한 번 따져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시야가 확 넓어질 것이다.

 

참고 : 20만원으로 한달치 식비가 가능한가?, 인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