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자연적 만남 추구인 ‘자만추’가 거의 불가능한 직장인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소개팅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새로운 인연들을 만난다. 그러다 보니 예상치 못하는 소개팅 후기들도 올라오곤 한다.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친구랑 침치에 소주 먹는 게 사치스럽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받은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솔직히 얘기해서 돈을 버는 직장인인데 참치에 소주를 먹는 게 사치스럽다고 느껴지지는 않다. 자세한 상황은 글쓴이에게 들어봐야 알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 쯤 친구와 맛있는 걸 먹으면서 회포를 푸는 것만큼 직장인에게 큰 즐거움도 없다. 참치가 비싼 어종에 속하지만 어떤 식당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도 있다.
소비라는 게 정말 상대적이다. 누군가는 맛집을 찾아다니고 여러 음식을 사면서 ‘엥겔지수’가 높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옷에 아낌없이 소비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두 가지 그룹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자기가 번 돈으로 과소비를 하지 않고 충분히 소비를 감당할 수 있다면, 그 누구도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지 않을까.
사람들은 흔히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글쓴이가 만난 소개팅 상대도 분명 한 부분은 다른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많은 돈을 지출할 가능성이 꽤나 높다. 나는 운동과 자기 계발에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다. 특히 물질적 소비보다는 경험적 소비 혹은 개인의 능력을 높이는 분야에 돈을 쓴다. 하지만 이것들 또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소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상대방을 평가할 때 한번 쯤은 자신을 돌아보라는 옛 현인들의 말을 다시 한 번 떠올릴 필요가 있다. 특히 누군가의 허점을 짚거나 충고를 할 때면,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나더라도 꾹 참아보는 것도 현명하다. 상대를 판단하는 말은 최대한 아낄수록 좋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상대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의 폭과 넓이 또한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충고라고 건네는 말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여럿 생기게 된다. 누군가를 판단하기 전에 자신도 과연 그런 충고를 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참고 <참치가 사치스러워?>, 블라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