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인간의 3대 욕구

혹시 인간의 기본 3대 욕구라고 들어본 적 있는가? 흔히 수면욕, 식욕, 배설욕(혹은 성욕)을 두고 인간의 기본 3대 욕구라고 말한다. 그런데 3대 욕구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라고 한다. ‘세계 3대 OOO’처럼 대중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 학술적인 근거가 있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공감해 퍼진 개념이다. 달리 말하면 시대나 여론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 요즘 사람들이 공감하는 3대 욕구는 무엇일까? 최근 커뮤니티에 올라와 퍼지고 있는 3대 욕구가 있다.

 

 

인간의 진정한 3대 욕구는 수면욕, 식욕, 배설욕이 아니라 무노동, 많은 재산, 신나는 소비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공감한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하고, ‘모든 현대인이 바라는 욕구’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만큼 공감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동시에 위 3대 욕구의 허점을 찌르는 댓글도 있다. 사실상 2번만 이루면, 1, 3번이 동시에 해결된다고 한다. 3대 욕구를 다 합치면 ‘돈 많은 백수’가 된다는 댓글도 있었다.

 

새롭게 등장한 인간의 3대 욕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당연한 소리겠지만, 이 리스트에는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이 반영되어 있다. 일단 3번 신나는 소비부터 생각해보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 어떤 소비를 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이 결정되기도 한다. 나아가 소비가 욕구(want)를 넘어 필요(need)의 단계로 격상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 면에서 3대 욕구에 소비가 들어간 것은 타당한 의견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의미심장한 점은 ‘비싼 소비’가 아니라 ‘신나는 소비’라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돈을 소비에 쓰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소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착한 소비’ 같은 개념이 등장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도 이루어지고 있다. 과시용 소비를 넘어 정체성을 형성하는 소비를 추구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단어가 ‘신나는’이라는 형용사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소비에는 돈이 들어간다. 신나게 지르려면 많은 재산이 필요하다. 소비가 3대 욕구에 등장한 이상 많은 재산이 포함되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 또한 자본주의 사회를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소비가 돈 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처럼, 돈도 그저 많고 적음에서 그치지 않는다. 돈이 많다는 것은 성취와 성공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수성가한 부자는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유교적 청빈 사상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부를 바라보는 시각이 갈수록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FLEX 같은 유행어가 나오는 것만 봐도 그렇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부의 세습이 심해지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는 자수성가한 부자가 적기에 그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무노동은 한국 사회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한국 근로자의 노동시간은 멕시코에 이어 OECD 국가 중 2등을 기록하고 있다.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연간 278시간, 근무일로 따지면 한 달 반을 더 일하는 셈이다. 한 마디로 한국 사람은 피곤하다. 이런 현실이 무노동을 1등 욕구로 꼽은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3대 욕구는 학술적인 개념이 아니다. 좀 더 근거 있는 욕구 이론을 보고 싶다면, 매슬로의 욕구 계층 이론을 참고하자. 3대 욕구는 재미로 보는 정도가 좋을 것이다. 그래도 이 리스트에 담긴 시대의 욕망을 읽어내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 이로부터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이 나아갈 방향이 정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를 읽어내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일 것이다.

 

참고 : 진정한 인간의 3대 욕구.jpg, ML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