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결혼에 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비혼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기도 하고, ‘나 혼자 산다’나 ‘미운 우리 새끼’처럼 싱글 라이프를 살펴보는 관찰 예능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 입장에서는 싱글 라이프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가사와 육아에 시달릴 필요도 없고, 경제적 안정도 도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여유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싱글 라이프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럼 싱글 라이프로 오랜 세월 살아온 인생 선배들은 뭐라고 이야기할까? 싱글 대부라 불리는 주병진이 미우새에서 이야기한 솔직한 심정을 들어보자.
주병진의 집에 모인 후배 개그맨들은 하나 같이 그의 삶을 부러워했다. 부도 이루고 자유롭고 젊게 사는 모습이 싱글들이 꿈꾸는 미래 그 자체였다. 하지만 주병진은 의외의 대답을 했다. 어릴 적부터 좋은 집에 사는 게 꿈이어서 크고 좋은 집을 장만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껍데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진짜로 따뜻한 집은 될 수가 없어. 나 혼자잖아. 이 넓은 공간 속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할 때 비로소 집이 완성되는 거야.”
그러면서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결혼할 거라고 말했다. 얼마 전 뇌졸중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 간 적이 있는데, 연락할 보호자가 없었다고 한다. 병들고 아플 때 가족의 빈자리가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그래서 주병진은 더 늦기 전에 진정한 사랑을 만나서 결혼하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해주었다.
독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이 바로 외로움일 것이다. 특히 나이 들면 아플 일도 많은데, 그럴 때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 비참하고 불행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노년의 외로움은 싱글만의 문제가 아니다. 책 <혼자 살아도 괜찮아>에 따르면 결혼한 사람이 오히려 노년에 더 큰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사별을 통해 배우자를 잃기 때문이다. 이는 가정에만 충실할 떄 더 심해진다. 가정에 충실 하느라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 그만큼 사회적 자산(인맥)이 부실해지기 때문이다.
보다시피 노년의 외로움은 기혼, 독신을 가리지 않는다. 따라서 노후까지 외롭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부지런히 사회적 자산을 넓혀야 한다. 대표적으로 지역이나 취미를 기반으로 한 동호회에 참석하는 방법이 있다. 독서 모임, 운동 모임 등에 참여하면 취미도 즐기면서 사람도 만나는 1석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에는 부동산 문제와 외로움을 동시에 해결하는 묘수도 등장한다. 거동이 불편한 70대 노인 제이콥은 지역 게시판에 이런 광고를 냈다. “룸메이트 학생 구함. 숙식 제공. 일주일에 몇 시간씩 고령의 집주인을 돌봐야 함.” 이러면 젊은 룸메이트는 방값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나이 든 노인은 혼자 사는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
독신과 출산율 감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제는 관점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혼인율과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독신으로 살면서도 외롭지 않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싱글 라이프를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도 독신의 화려함만 강조할 게 아니라, 미래에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참고
1) 미운 우리 새끼, SBS
2) 책 <혼자 살아도 괜찮아>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는 체인지그라운드에서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