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새로 생긴 편의점이 화제다. 편의점이 뭐 대단할 게 있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이 정도면 편의점 중에서는 최고급 편의점이 아닐까 싶다.
위 편의점은 부산 기장에 있는 ‘cu연화리바다점’이라고 한다. 오션뷰(?)를 자랑하는 전망에 옥상 좌석까지 갖추고 있다. 내부에도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다. 날씨가 좋으면 밖에서 바다 보고, 날씨가 더우면 안에서 에어컨 쐬고… 편의점이라기보다는 카페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댓글에는 ‘올여름은 편캉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설마… 진짜로?) 1,000원 짜리 캔커피 1+1으로 사서 바다 구경만 해도 개꿀 이득이라는 말도 있었다. 동시에 종업원을 걱정하는 댓글도 많았다. 위층까지 청소하려면 아르바이트가 고생일 것 같다는 의견부터, 저렇게 좋으면 ‘편공족’ 생기겠다며 알바 고생이 눈에 훤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컨셉의 편의점이 있었다. 1층에 편의점이 있고, 2층에 휴게실을 만든 형태였는데, 한창 유행하다가 곧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아무래도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그에 반해 이번에 화제가 된 편의점은 상황과 맥락이 다르다.
일단 바다가 보이고 주변에 리조트가 있기 때문에 관광객이 찾아올 확률이 높다. 관광지, 특히 해운대에 가보면 느끼는 건데, 주변에 아무리 카페가 많아도 사람이 꽉꽉 차 있다. 이럴 때 편의점에서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면 분명 큰 장점이 될 것이다. 모양새만 카페 같은 게 아니라 정말로 카페와 경쟁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춘 셈이다.
여기에 1인 시대라는 맥락이 더해진다. 예전에 편의점에서 쉰다고 해봐야 캔커피나 과자에 맥주 곁들이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 편의점에는 족발, 치킨에 심지어 오믈릿까지 판다. 여기에 해외 맥주까지 4캔에 1만 원에 살 수 있다. 1인 시대에 맞춰 편의점 메뉴가 다양해지고 고급화되었다. 이에 따라 오른 수익으로 쉴 자리를 제공할 여유가 생겼다고 추측해 본다. (종종 직영으로 관리하는 매장에서 적자를 각오하고 전시 운영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상징적인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위 편의점은 전기료, 알바비, 임대료 등을 전부 고려해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에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무슨 일을 하든 상황과 맥락을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상황과 맥락을 따져본다면 적응과 변화는 필수라는 결론에 다다를 것이다. 시대는 흐르고 세상이라는 맥락은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이다. 1인 시대와 함께 편의점 메뉴가 진화했고, 그 결과 카페를 위협하는 편의점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요즘 이런 식으로 알게 모르게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곳이 PC방이다. 요즘 PC방은 거의 음식점이 다 됐다. 라면, 떡볶이, 김밥은 기본이고 심지어 초밥까지 파는 PC방도 있다. (옆집에서 횟집을 해서 PC방에서 옆집 메뉴를 파는 방식이다) 비즈니스는 생존 경쟁이다. 그리고 최고의 생존 비결은 적응이다. 바뀐 세상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만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편의점.. 강화 성공…5성. jpg, pgr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