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굳건한 팬층으로 30년 장사하는 라면

호불호 갈리는 라면 3대장에 꾸준히 언급되는 라면이 있다. 그런데 호불호가 갈리는 것 치고는 단종되지도 않고 꾸준히 판매된다. 심지어 라면 추천글이 올라오면 댓글에서 자주 언급되기까지 한다. 바로 오뚜기에서 판매하고 있는 ‘참깨라면’이다.

 

 

이 라면이 언제부터 출시되었는지 알면 놀라는 사람이 많다. 참깨라면이 처음 출시된 것은 1994년 11월로 올해까지 26년,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을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오래된 라면이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발매 초기 판매량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0년대 초반에는 봉지라면이 단종되고 소형 컵라면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한 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90년대를 잘 모르거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람 중에는 참깨라면의 존재를 최근 들어서야 알게 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상당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호불호가 갈려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반해, 찾는 사람은 참깨라면만 찾을 정도로 팬층이 두껍다. 특히 고소한 맛을 자랑하면서도 은근히 칼칼한 국물 덕분에 해장 라면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계란 블럭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게 바로 나다!)

 

 

잘 팔리는 것에는 2종류가 있다.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다. 참깨라면은 전형적인 스테디셀러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 스테디셀러가 이루기는 힘들어도 장기적인 수익을 보장한다고 해서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아무리 꾸준히 팔려도 충분한 판매량이 나오지 않으면 생산 라인이나 재고 관리 측면에서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오히려 손해가 날 수도 있다. 참깨라면이 봉지라면 – 소형 컵라면 – 봉지라면으로 라인업을 바꿔가며 명맥을 유지한 것은 이러한 비용 관리 측면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추측된다.

 

30년은커녕 10년 세월 속에서도 단종되는 라면이 부지기수다. 만약 발매 초기의 판매 부진으로 참깨라면을 단종시켰으면 지금의 매니악한 인기는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팔리지도 않는 물건을 무작정 생산했다면 회사는 큰 손해를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참깨라면은 그 둘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하며 30년 가까운 세월을 이어왔다. 그렇게 상황에 따라 라인업을 바꿔가며 끊임없이 변화와 적응을 이뤄낸 생존력. 그것이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이 아닐까 싶다.

 

참고 : 이상하게 굳건한 팬층으로 30년 장사하는 라면, 이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