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9년만에 이런 일도 겪어보네요.”

장사가 힘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힘든 것은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아르바이트도 해봤고, 사장 대리로 음식점을 운영해보기도 했는데, 역시 가장 힘든 것은 사람이었다. 이제는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별의별 손님이 다 떠오른다. 사실 그닥 좋은 기억은 아니다. 기억에 각인될 정도의 일들은 대부분 진상이나 그에 준하는 일뿐이었다. 그런데 한 커뮤니티에서 완전 반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장사 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글이 올라왔는데, 내가 봐도 ‘와… 이런 손님도 있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손님이 두고 간 물건을 맡아주는 것. 식당 입장에서는 귀찮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식당 주인은 9년째 그 일을 묵묵히 해오고 있었다. 심지어 폰 같은 경우 100% 충전까지 해주면서 말이다. 훌륭한 서비스 정신이다. 바라는 것보다 조금 더 해주는 친절함이 엿보인다.

 

그리고 장사 9년 만에 그러한 친절에 보답 받았다. 손님 입장에서도 꼭 사례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고맙다는 말은 하겠지만, 돈을 주어야겠다는 생각까지 미치기는 어렵다. 게다가 그 돈을 전달하는 방식에서도 배려가 느껴진다. 솔직히 물건을 돌려받으면서 사례한다고 하면 그걸 받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몰래 쪽지를 남기고 갔다. 글씨를 예쁘게 쓰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 투박한 글씨체가 더 예뻐 보이는 쪽지였다.

 

2만 원이라는 돈. 작은 돈은 아니지만, 그리 큰돈도 아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9년 장사 동안 경험할 수 없었던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식당 주인의 행동도 비슷했다. 핸드폰을 충전해주는 거야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물건을 맡아주면서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이런 게 바로 감동을 만드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조금 더 하는 것. 그러면 아주 작은 친절과 배려만으로도 이처럼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만들 수 있다. 물론 그런 생각을 떠올리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평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은혜에 보답하며 사는 습관이 배어 있어야 한다. 나도 아직 그런 수준은 아니지만, 이 글을 계기로 예상보다 조금 더 베풀 줄 아는 태도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참고 : 장사 9년만에 처음있는 일…, 보배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