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주목받는 것은 위기관리 리더십이다. 특히 1902년 6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던 미국의 탄광 파업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섬뜩한 교착 상태”로 여겨지는데,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루스벨트 대통령은 자신이 “전시에 있는 것처럼” 최고사령관이 되어 모든 책임을 떠안았고, 인내심 있게 상황을 진전시켰다. 그가 가지고 있었던 막중한 책임감은 일반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루스벨트 대통령는 그 엄청난 압박감이 가져오는 스트레스를 두 가지 방법으로 풀었다.
첫째, 격렬한 운동으로 정신적 균형감을 유지했다.
그의 편지에는 시끌벅적한 테니스 경기, 숲이 우거지고 낭떠러지가 많은 록크리크 공원에서의 힘든 하이킹, 권투 연습을 함께할 스파링 파트너를 구하려는 이야기 등이 넘친다. 일본 레슬링 선수에게 내던져졌던 경험도 그의 레파토리 중 하나다. 심지어 투구와 갑옷을 입고 친구들과 유럽식 목검술도 즐겼다.
둘째, 맹렬하게 책을 읽었다.
다리를 다친 이후 신나게 움직일 수 없었던 루스벨트는 문학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으로 도피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책은 그의 정체성을 형성했다. 그는 석탄 파업 중에서도 폴란드 역사와 초기 지중해를 지배한 종족을 다룬 책을 읽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 의무와 관련된 모든 것, 예컨대 석탄 파업과 관련된 모든 것을 잠시나마 잊고, 아시리아와 이집트의 관계를 다룬 역사서를 읽으며 오후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정말 즐겁습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격렬한 운동’과 ‘맹렬한 독서’는 그가 사로잡혀있던 골치 아픈 문제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탈출구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문제와 연관된 공부를 할 필요는 없다.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이는 활동들이 오히려 기분을 전환하고 다시 문제에 돌아왔을 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금 무언가에 사로잡혀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면 잠시 잊어버리고 밖으로 나가 잠시 달려보자. 혹은 새로운 책을 들고 거기에 빠져보자. 거창한 준비는 필요 없다.
참고: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written by 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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