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농구를 하는 방법

유튜브에서 아주 놀라운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한 시각장애인 소년이 농구를 하는 영상이었다. 시각장애인 중에도 흐릿하게나마 사물을 구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농구를 했던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 소년은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눈에 암이 생겨(안암) 안구를 척출해야 했고, 다시 말하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농구를 할 수 있을까? (이 소년은 심지어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까지 탄다)

 

 

 

그 비결은 바로 소리다. 소리를 내보내고 이것이 사물에 부딪혀 되돌아온 음파를 분석하여 주변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반향정위라고 한다. 자연에서는 박쥐나 돌고래가 이런 방식으로 주변을 인식한다. 그리고 이를 인공적으로 구현한 장비가 바로 잠수함에 있는 ‘소나’이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는 배트맨이 소나 장비를 이용해 도시 전체를 감시하는 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누가 박쥐 코스프레 아니랠까봐 이런 것까지 따라하냐…)

 

 

시각장애인도 훈련을 통해 반향정위를 이용할 수 있다. 위에 등장한 소년 벤 언더우드도 그런 케이스다. 그는 반향정위를 이용해 거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주변을 인식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안암이 재발하여 2009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시각장애인이 농구도 하고, 나는 잘 타지도 못하는 인라인스케이트까지 탈 정도면 거의 기적이라고 볼 정도다. 하지만 이것은 기적이 아니라 적응의 결과다.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소리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도록 적응한 셈이다. 이런 걸 보면 인간이 적응하는 데는 한계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는 이에 적응할 것이고, 반드시 해답을 찾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물론 이렇게 적응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단다.” 인간에게 적응할 능력이 있는 한 정말로 해내지 못할 일이란 없다. 어쩌면 스스로 한계 짓고 해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우리의 가능성을 가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향정위의 전문가로 알려진 대니얼 키쉬는 테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눈이 먼다는 생각이 눈이 머는 일 자체보다 시각장애인에게 훨씬 두려운 일이다.” 인생의 다른 모든 일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덧. 혹시 반향정위에 관하여 관심이 있다면 다음 영상을 참고해보길 바란다.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사물을 감지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Ben Underwood miracle, JoyNews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