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역사 중에서 빛나는 선수로 기억되는 이승엽. 그가 은퇴한 지 벌써 몇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는 우리에게 ‘국민 타자’로 남았다. 화려한 홈런을 치고 경기에서 MVP로 선정되고 메달을 따는 주역이 되었던 모습. 그런 빛나는 순간들 뒤에는 이승엽이 어둠 속에서 고군분투가 있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주 하는 말로 ‘준비는 힘들게, 승부는 편하게’라고 전했다. 이제는 프로 야구 선수에서 KBO 홍보대사이자 이승엽 야구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현역 시절에 기울였던 노력을 들어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는 하루하루 노력의 힘을 믿었다. 경기가 끝나고도 홀로 스윙을 200개 쳤을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였다. 그는 준비는 힘들게 했고 승부는 편하게 했다. 찰나의 재치로 경기에서 계속 이길 수 없다. 매일의 지독한 노력의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프로가 된다. 이승엽이 승부를 편하게 한다는 말에는 ‘운’의 영역을 고려한 사고방식이 돋보인다. 야구는 팀스포츠이고 그날 그날 변수에 따라서 성적이 크게 좌우되곤 한다. 이는 모두 선수에게 적용되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다. 그래서 이승엽은 자신이 통제 가능한 ‘준비’에 집중했다. 노력은 자신의 의지로 충분히 철저하게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항상 힘든 걸 먼저 했다고 전했다. 힘든 걸 먼저 하면 그 다음 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져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힘든 걸 먼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힘든 걸 먼저하면 다음 일은 쉬워질 것이고, 또 그다음 날에는 이 일보다 더욱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만이 힘든 일을 먼저 할 수 있다. 무엇이든 ‘그냥 하는 것’과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인지하고 하는 것’의 차이는 결국 결과로 나타난다. 어떤 일이든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고 ‘일보다는 연습하고 훈련하고 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지금 하는 일을 한다면 실력은 물론이고, 힘든 일도 잘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동력을 가져다줄 것이다.
참고 <자존가들>, 김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