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상이 개그맨 후배들을 집합시킨 이유

개그계는 선후배 기강이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말이 좋아서 기강이지 그냥 똥군기나 다름없다. 조금만 트집 잡혀도 집합하기 일쑤고 싫은 소리 듣는 걸 넘어 폭행까지 이어진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그래서 군기를 안 잡는 개그맨들이 손에 꼽을 정도란다. 그래서일까? 사람 좋기로 유명한 유민상도 후배들을 집합시킨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집합시킨 이유가 코미디였다.

 

 

대뜸 “너네 오늘 뭐 잘못했어.”라고 하자 후배들이 ‘NG 낸 거’, ‘소품 안 챙긴 거’ 등등을 이야기했는데 전부 아니라고 하더니 빈 피자 박스를 바닥에 내 던졌다. 녹화장에서 누군가 피자를 돌렸는데, 유민상만 못 먹었던 것이다. 먹성으로는 대한민국 4탑 안에 드는 유민상이었으니 얼마나 화가 났을까? 솔직히 내가 똑같은 상황이었어도 무지 섭섭했을 것 같다. 그래도 뭘 그런 걸로 후배들 집합까지 시키나 싶었는데, 사실 유민상이 후배들을 집합시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한다. 원래 안 부르려고 했는데, 이걸로 집합시키면 웃기겠다 싶어서 집합시켰다고. 결국, 이 에피소드는 훗날 예능에서 이야기 거리로 쓰이게 된다. 정말 뼈그맨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이게 그냥 피식 웃고 지나갈 일이 아니다. 이 이야기로부터 ‘크리에이터의 삶’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상이 곧 창작이 되어야 한다. 작가, 개그맨, PD 등 콘텐츠를 만드는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다. 물론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이 모여 회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대중성을 민감하게 따져야 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그렇게 제작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런 만큼 속도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반면에 일상이 콘텐츠가 되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분야가 바로 유튜브다. 심지어 촬영 장비의 발달로 제작 비용이 감소하면서 이러한 방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제는 정말 ‘뼛속까지 크리에이터’인 사람들이 잘나가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럼 이런 감각은 타고나는 걸까? 절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무작정 관찰만 열심히 한다고 뼈그맨이 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소비다.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면, 콘텐츠를 뽑아내는 시야가 생긴다. 똑같은 일상을 보고도 보통은 아무 생각도 떠올리지 않지만, 크리에이터는 거기서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다. 그러면 그 소비는 어디서 올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책이다. TV나 영화를 많이 관람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시간 대비 소비하는 콘텐츠에 한계가 있다. 영상은 보는데 시간이 많이 든다. 반면에 책은 유튜브가 대세인 지금까지도 가장 압축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결국, 언제나 이야기하듯이 독서가 답이다. 더 많이 읽으면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 게 아니라, 그냥 일상을 살면서 아이디어가 툭툭 쏟아지게 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수준까지 간다. 앞에서 유민상이 한 집합이 딱 그런 경우다. 집합시키지 않았다면 썰 풀 거리가 생기지도 않았겠지만, ‘재밌을 것 같다’라는 생각에 후배들을 집합시켰고, 끝내 방송 소재로 써먹기까지 했다. 비슷한 예가 유튜버들의 자원봉사다. 특히 연탄 기부를 진행하는 유튜버가 많다. 이걸 보고 콘텐츠 만들려는 쇼라고 비하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콘텐츠 만들려는 쇼가 맞긴 하다. 하지만 덕분에 좋은 일도 하고, 쇼하는 게 본업인 사람들이기도 해서 나는 오히려 좋게 보는 편이다. 요즘에는 이렇게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OOO 챌린지 같은 게 유행하기도 한다. 이 또한 뼛속까지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좋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2가지만 기억하자. 꾸준함 그리고 소비. 책, 만화, 영화, TV 등 당신이 만들고 싶은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꾸준히 소비하자. 그러면 언젠가 실력 있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맛있는 녀석들, 코미디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