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할 때 가장 최악의 유형은 누구일까?

 

직장인이라면 절대 피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들이 보고서나 회의다. 취업을 하고나서 어쩌면 많이 해봤기에 이제는 익숙해졌을만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직장인들은 회의를 어려워 한다. 특히 연차가 낮은 주니어 입장에서 전직원이 참여하는 회의는 혹여나 자신에게 질문이 들어올까봐 불안한 상황의 연속이다. 만약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이 자신을 아무말 없이 쳐다보는 상황이 벌어질텐데 이는 아무리 익숙해지려고 노력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커뮤니티에서 회의에서 할 말이 없어 힘들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매일 아침 한시간 씩 전직원이 모여서 진행하는 회의다. 회의의 주제는 자신의 업무를 보고하는 것인데 해당 글쓴이는 매주 자신이 하는 업무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기에 딱히 보고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 직원이 참여하는 회의이기에 빠질 수 없다고 한다. 매주 똑같은 기본 업무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이야기에 대해서 발언하는 건 어떻게 보면 민망한 상황이기도 하다.

 

회의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 중 가장 최악의 사람들은 동문서답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니 이들은 생각을 하면서 그 생각을 곧바로 이야기하거나 혹은 또 말하면서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명확히 모르고, 심지어 회의 주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보지 않은 체 그냥 말하는 건 솔직히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특히 그게 개인적인 친밀한 대화가 아니라 공식적인 업무라면 적어도 자신이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생각하고 준비한 뒤에 이야기를 꺼내야 하지 않을까?

 

 

아마존에서는 회의 전 10분정도 아무 말 없이 회의 주제에 대해 정리한 아티클을 읽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간단한 구두 회의를 제외한 모든 회의에는 글이 존재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문화다. 대게 임원들이나 타 부서와의 회의를 할 경우에 그 사람들이 내가 하고 말하고 싶은 회의 주제에 대해 살펴보고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그렇기에 쓸데없는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그 대신10분 동안은 아무 말 없이 읽는 문화를 정착시켜 회의의 질을 올린 것이다.

 

만약 저 글쓴이의 업무가 매주 달라지는게 없고 다른 주니어급 역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면, 사실 회의에 참여하는 건 C레벨급의 인원만 참여해도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이런 식으로 회의하는 건 비효율적 인 것 같습니다’라는 말은 한국 사회에서 꺼내기 어려운말이다. 상사가 먼저 직원들의 표정을 관찰하고 회의 내용을 봤을 때 변화가 없는 걸 깨닫는다면 먼저 이야기를 꺼내주어야 한다. 상사가 먼저 비효율을 깨닫고 의미없는 회의를 지양해야만 시간만 낭비하는 회의가 점차 사라지지 않을까?

 

참고 <회의가 어려워요>, 네이트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