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 중에서 가장 격렬한 것이 바로 분노다. 그냥 느낌상 하는 말이 아니다. 마음에 품고 있는 것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행동 유발력이 가장 강력한 감정이 분노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마케팅 전략 중에는 사람들의 분노를 자극하는 것도 있다. 또한, 정당한 분노는 사회나 관계에서 꼭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불의와 부당함에 사람들이 분노하지 않으면, 사회는 발전이 없고 관계는 곪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분노는 인간관계에서는 부정적으로 작동할 때가 많다. 아무래도 상대를 향해 어느 정도 공격성이 드러나는 감정이다 보니, 화를 냈다가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아예 단절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아예 화를 억누르며 살 수는 없다. 감정은 이성보다 강력해서 마음대로 안 될 때도 있고, 앞서 말했듯이 무조건 화를 참으면 그 또한 제대로 된 관계라 할 수 없다. 그래서 화를 내는 이유를 알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다음은 마음 치유 전문가 박상미 씨가 말하는 화를 많이 내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각 특징은 무엇이고, 여기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지 내가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1) 실제보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사람
“너, 나 무시해? 날 우습게 보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며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실제보다 자신을 과대평가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긴다. 이런 사람의 경우 앞에서는 비위를 맞춰주며 좋게좋게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진실을 말해주어야 한다. (다른 말로 팩트폭격이라고 한다) 가장 좋은 극복 방법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 자신의 평가에 걸맞은 훌륭한 성과를 거두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그에 맞게 대우해준다. 그러면 무시당한다는 기분도 들지 않을 것이고, 화를 내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2) 자신의 콤플렉스, 과거의 상처에 자극받았을 때 방어기제 발동
별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크게 화를 내는 사람이 있다. 이럴 때는 상대방의 콤플렉스를 자극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자. 쉽게 말해서 ‘선’을 넘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어려운 점은 이 ‘선’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데 있다. 타고난 성격과 자라면서 경험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그 사람만의 선이 무엇인지 판별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는 같이 화를 내기보다는 ‘왜 그렇게 화가 난 거야?’라고 이유를 물어봐야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는 게 아니라 ‘설명’하면서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상대방의 ‘선’을 알게 되면 다음에 조심하면 된다.
3) 상대에게 지나치게 큰 기대를 했을 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그리고 실망이 커지면 화가 나기도 한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식의 성적표를 보면 화가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자식은 참 똑똑한데. 열심히 하면 더 잘할 수 있는데.’ 이런 기대 때문에 만족할 만한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닦달한다고 기대가 현실이 되지는 않는다. 기대라는 말의 뜻은 다음과 같다. “어떤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기다림.” 그렇다. 기대란 기다림이다. 타인에게 원하는 모습이 있다면, 화를 내고 닦달할 게 아니라, 응원하고 기다려야 한다. 설령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사람 마음은 마음대로 안 된다. 내 마음도 그런데 남의 마음을 마음대로 하려는 건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4)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짜증을 남에게 해소하는 사람
화를 내는 이유 중 가장 나쁜 경우다. 타인을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짓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본인이 쓰레기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이상 감정 배설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그 옆에 있는 사람만 고통스러울 뿐이다. 직장 동료 정도의 관계라면 철저하게 선을 긋는 게 좋고, 만약 가족이나 연인처럼 가까운 관계라면 단호하게 말하는 게 좋다. “나는 너의 사랑을 받아주는 사람이지, 짜증을 받아주는 사람이 아니다.”
5) 나의 간절한 요구를 알아달라는 호소를 ‘화’로 표현하는 경우
인간관계가 어렵고 표현을 잘 못 하는 사람에게서 많이 보이는 경우다. 무언가 상대에게 원하는 것이 있는데 이를 부드럽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하고, 그런 일이 한 번, 두 번 반복되면 끝내 화를 낼 수도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배려가 필요하다. 평소에 표현이 서툴다는 걸 알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찰떡같이 알아들어 주면 화를 내는 일이 적다. 그래서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격 좋은 사람으로 통하기도 한다. 문제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관계다. 본인도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주변에서도 성향을 빨리 파악해서 이해해줄 필요가 있다. 소통만 잘 되면 생각보다 쉽게 화낼 일을 줄일 수 있다.
참고 : 토크콘서트 화통, 캐내네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