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싶은데 헤어지지 못하는 3가지 이유

 

이럴 거면 왜 사귀나 싶은 커플이 주변에 꼭 있다. 허구한 날 싸우거나. 애정이 식어버린 지 오래거나. 심지어 애인이 백수에 술만 마시는 한량인데도 고집스럽게 관계를 이어나가는 사람도 있다. 왜 이들은 관계를 끊지 못하는 걸까? 그것은 인간 본성에 자리 잡은 심리 법칙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최악의 커플이 관계를 끊지 못하게 만드는 심리 법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일관성의 원칙

 

일단 어떤 선택을 하거나 입장을 취하면, 우리는 자신과 타인에게 기존 태도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그래서 이미 내린 결정을 정당화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래야만 자신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할 수 있고 그 결정으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연인으로 선택하고 나면 쉽사리 관계를 끊지 못한다. 상대방을 애인으로 받아들인 자신의 선택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타인의 시선에서도 일관성의 압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공동체를 중시하는 동양 문화권에서 더 헤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미혼이면 모르겠으나, 결혼한 커플의 경우 이혼 결정에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렇게 일관성의 원칙에 강하게 휘둘리는 사람이라면 끊어야 할 관계를 끊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닐 수 있다.

 

2) 매몰 비용 효과

 

우리는 돈이나 노력, 시간 등을 일단 투입하면 그것을 지속하려는 강한 성향이 있다. 이를 가리켜 매몰 비용 효과라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콩코드 비행기이다. 콩코드는 기존 비행기보다 2배 이상 빠른 초고속 여객기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높은 생산비, 기체 결함, 소음 문제가 심각했다. 한 마디로 수지가 안 맞았던 것. 하지만 제작사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20조 원을 쏟아붓고 나서야 콩코드 운행을 중지했다. 그래서 매몰 비용 효과를 콩코드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매몰 비용 효과는 들어간 시간과 노력이 많을수록, 즉 매몰된 비용이 많을수록 커진다. 사귄 지 한두 달 밖에 안 됐다면 쉽게 헤어질 수 있지만, 5년, 6년 사귄 커플이나 결혼한 커플의 경우 매몰 비용 때문에 쉽게 헤어지기가 어렵다. ‘내가 어떻게 해서 이 관계를 지금까지 끌고 왔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매몰 비용 효과에 휘둘리는 셈이다.

 

3) 현상 유지 편향

 

사람들은 지금의 조건에서 벗어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반대로 하던 대로 하기는 매우 쉽다. 그래서 단골 식당이 생기고, 거래처가 고정되며, 애인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 유지 편향 때문에 관계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쉽사리 끝내지 못한다.

 

현상 유지 편향은 다른 2가지 심리 효과가 복합된 작용으로 여겨진다. 우선 손실 회피 편향이 있다. 만약 변화를 시도했다가 손해를 볼 경우, 현 상태를 유지했다가 손해를 볼 때보다 더 큰 후회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지금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 다음은 소유 효과다. 일단 자기 것이 된 물건을 다시 내놓지 않으려는 성향이다. 이러한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면, 현재의 관계를 굳이 바꾸고 싶지 않게 된다. 나아가 엉망인 관계마저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심리 효과는 빠른 판단을 도와주는 도구로 작동한다. 하지만 특수한 상황과 맥락 속에서 이성의 목소리가 요구될 때 이를 방해하기도 한다. 모두가 영원토록 아름다운 사랑을 원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랑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럴 경우에는 미련 없이 떠나보내는 게 서로를 위해 좋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고, 그 숫자만큼 사랑의 기회가 존재한다. ‘오직 너만을’ 바라봐야 한다는 사랑의 오류에 빠지지 말자.

 

참고 : <설득의 심리학>, <감정 독재>